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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민주대표·연극배우 김금지/부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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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민주대표·연극배우 김금지/부부 인터뷰

입력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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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신임 대표를 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남다르다. 정국경색 타개의 주역을 자임하고 나선 데다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과의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해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미스터 쓴 소리' 조 대표를 만나 정국 및 당 운영 구상을 들어봤다.―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생각인가.

"당을 대표하는 위치에 섰으니 옛날처럼 자유롭게 발언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보통 리더십을 정치력, 포용력, 친화력이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원칙과 소신의 바탕 위에서 친화력을 발휘하겠다."

―총선 승리 전략은.

"분당과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부당하게 집권당 지위를 빼앗겼다. 총선에서 1당이 돼 '빼앗긴 정권'의 절반을 되찾겠다. 배신론과 '빼앗긴 정권' 되찾기는 17대 총선에서 일관된 메시지로 활용될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과 노 대통령의 관계 설정은.

"우리는 야당 되기를 강요당했고 배신당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천하고 운동을 해서 당선시킨 대통령인 만큼 그를 불행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특검법 재의시 부결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당연히 다시 발의할 것이다. 특검은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 그리고 검찰 내부의 문제 등 검찰이 다룰 수 없는 것을 수사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대선자금 비리는 사건의 성격상 내용이 복잡하고 방대해 검찰이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특검은 공정수사는 기대할 수 있지만 수사기간과 인력이 제한돼 대선자금은 무리다. 검찰수사가 형평에 어긋난다면 그때 가서 볼 일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총선 공멸론'이 나오고 있는데.

"공멸할 수 있다는 현실론에 공감한다. 하지만 국민이 현명해서 공멸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양당이 무너진다 한들 최근 대선자금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정치 행태를 볼 때 한나라당이 지금의 149석보다 더 많은 의석을 받을 순 없을 것이다."

―우리당과 공조 여지는 없나.

"연합 공천이나 재통합을 한다면 국민이 '그러려면 왜 분당했느냐'고 물을텐데 답할 말이 없다. 대통령이 되면 언제나 자기 당 만들고 그랬지만 더 이상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입장은.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파병을 약속했다. 치안상황이 좋지 않고 한국인 피해가 있었지만 국가끼리의 약속이니 국익을 위해서라도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주둔 지역과 규모 성격 등에 대해선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노 대통령이 반드시 재신임을 묻겠다는데.

"만약 총선과 결부시켜 재신임을 물으면 선거개입이다. 다른 방법으로 하겠다고 하는데 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헌재가 사실상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당 화합을 위한 복안은.

"인적 쇄신은 대표경선이나 후보 공천, 선거구 경선, 총선 등을 통해 당원과 국민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이번 전대도 그렇다. 일부에서는 대주주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나를 내세웠다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 추미애 의원이나 다른 40대 의원도 상당히 득표했다. 시대적 흐름이다."

―개인적인 정치 목표가 있다면.

"기회가 오면 국회의장을 해 선진국 의회처럼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의회를 만들고 싶다."

조 대표의 부인인 연극배우 김금지(62)씨는 "'쓴 소리'의 원조는 남편이 아닌 나"라며 '마담 쓴 소리'답게 환하게 웃었다.

―조 대표는 집에서도 쓴 소리를 하나.

"전혀 안한다. 남편이 소총이라면 나는 기관총이다. 5공 시절 주간지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주부 수필도 썼다. 부창부수 아니겠나."

―경선 출마를 권했나.

"남편이 꺼리길래 '남자가 대표 한번 되는 게 뭐가 나쁘냐'고 쓴 소리 좀 했다. 남편이 전당대회장에서 '대기실로 오라'며 초조해 하길래 '연단에나 나와있으라'고 핀잔을 줬다."

―정치적 고비마다 조언 하는가.

"정계입문 때 '독재정권에 저항하라'며 출마를 권했고 신민당 창당 때는 '민추협에 들어가라'고 했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 간 것도 내가 꼬셨다."

―추미애 의원을 평가한다면.

"좋은 정치인이다. 경선에서 나이 논란이 일 때 남편에게 '잔다르크(추미애)와 토니 블레어(장성민 전 의원) 모시려면 힘들겠다'고 농담했다."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남편에게 돈 걱정 안시키려고 내가 30년간 구두가게를 했다. 경선 기탁금도 내가 줬다. 외식하자고 하면 남편은 값싼 북어국 집에만 데려간다."

―조 대표는 저녁 7시면 귀가해 공처가라는 소문이 있는데.

"아니다. 애처가다. 나를 양귀비인 줄 알고 산다. 가정에 충실한 100점 짜리 남편이다. 돈 안벌어도 안밉다. 남편은 앞으로도 저녁엔 당 회의 안한다고 했다. 의원 부인에게 박수 받을 일이다. 호텔, 요정, 술집에서의 구태 정치는 부인들이 없앨 것이다."

―연애담을 소개해 달라.

"남편은 63년 사진작가 주명덕씨가 인화한 내 사진을 보고 반했단다. 집안을 내 사진으로 도배했더라."

―연극 활동은.

"3일부터 서울 정미소 극장에서 연극인생 40주년 기념으로 '선셋대로'를 공연한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사진 손용석·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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