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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다 뜻이 있지"/김성동씨 천자문 해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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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 다 뜻이 있지"/김성동씨 천자문 해설 출간

입력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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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성동(56)씨가 직접 천자문(千字文)의 1,000글자를 쓰고 주해를 단 '김성동 천자문'(청년사 발행·사진)을 냈다. 김씨는 다섯 살부터 조부 앞에서 두 무릎을 꿇고 천자문을 배웠다.그는 "천자문은 옛 사람들이 한문을 배우는 데 첫걸음으로 여겼던 으뜸본 바탕책이었다. 한글로 말하면 '가갸거겨'와 같고 셈본으로 말하면 '구구단'과도 같은 것"이라고 '천자문'의 의의를 강조했다.

"여덟 자마다 한 편씩 '군말'을 붙였다"고 낮췄지만, 작가의 '군말'은 상세하고 친절하다. 각각의 글이 무슨 뜻인지, 어떤 배경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를 설명하고, 내용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소장한 고서를 동원했다. '하늘천 따지'로 시작되는 첫 여덟 자의 해설부터 그렇다. '天地(천지)는 玄黃(현황)이고 宇宙(우주)는 洪荒(홍황)이라' 여덟 자에 대해 '하늘은 아아라하게 멀어 어두우며 땅은 누런 빛이 나서, 얼안과 때사이는 넓고도 거칠다는 뜻이니―하늘과 땅 사이는 사람의 꾀로는 헤아려 볼 수 없게 넓고 크며, 그리고 텅 비어서 끝이 없다는 말임'이라고 설명했다. '아아라하다'는 '아득하다', '얼안'은 '공간', '때사이'는 '시간'이라는 뜻. 우리말 잔치가 흥겹게 벌어지는 '김성동식 조선문체'가 판소리를 듣는 듯하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도 거칠다', 한문을 깨우치는 첫 여덟 발걸음에서 김성동씨가 전하는 것은 '이 시대에 왜 천자문인가'에 대한 답이다. "한송이 꽃이 피게 되는 인과율과 한 방울의 물이 저 우주 얼안을 팔만사천 겁씩 돌고 돌다가 다시 한 방울의 물로 돌아오기까지의 갈피(이치) 하나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게 시방의 '과학의 시대'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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