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조작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참고인으로 소환을 검토 중인 전 북한공작원 김현희(41·여·사진)씨 가족이 지난달 중순께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가족들은 김씨의 남편 J(45)씨가 대북관련 기관으로부터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조작을 주장하는 측에 대해 김씨의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받은 직후 행방을 감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잠적은 KAL기 폭파 수사를 담당한 국정원 직원 5명이 사건조작설을 주장한 소설가와 출판사를 고소, 유일한 증인인 김현희씨가 증인으로 소환돼 신변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9월 시부상을 당하고 10월초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등 크고 작은 집안일로 경주의 시가에 자주 머물러 왔다. 김씨 가족은 현재 서울의 자택에도 머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북 관련 부서 관계자는 "당국의 보호 아래 서울 모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KAL858기 가족회는 지난달 29일 "폭파사건 16년이 흘렀지만 시신이나 유품, 잔해 한 조각 찾지 못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김씨는 KAL기 폭파사건 범인으로 대법원 사형확정 판결을 받은 90년 4월 특별사면돼 당국의 보호 아래 시국강연 등을 다니다 신변보호 요원과 결혼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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