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내가 나서 자란 곳이다. 그러니까 나는 당연히 여기서 영화를 찍는 일이 자연스럽다."'반지의 제왕'의 원작자 JRR 톨킨은 남아프리카 출신의 영국인이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본 나라는 영국도, 남아프리카도 아닌 뉴질랜드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의 경제적 효과를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프로도 효과'라고 부르며 앞으로 늘어날 수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주요 영화의 프리미어(첫 시사회)가 대개 할리우드나 뉴욕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프리미어가 뉴질랜드에서 열린 것은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 촬영과 후반 작업을 모두 고향에서 하기를 고집한 때문이다. 외신은 이 프리미어 행사를 위해 다국적 기업이 뉴질랜드에 2,500만 달러 규모의 광고비를 쏟아 부었다고 집계했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 정부는 제작사인 뉴라인시네마보다도 더 '반지의 제왕'의 흥행 성공을 반기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10월까지 1년 간 외국 관광객이 206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5% 늘어났으며, '반지' 시리즈가 첫 선을 보인 2001년 이후 400만명이 뉴질랜드를 찾아 관광 수입만 38억 달러에 달해 주력 수출품인 농산물 수출액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지의 제왕 장관'이란 별명을 얻은 피트 호드슨 뉴질랜드 에너지부 장관은 "관광객의 10%가 뉴질랜드를 찾은 요인으로 '반지의 제왕'을 꼽았다"며 3편이 개봉되면 관광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 국적기들은 항공기 외부에 영화 캐릭터를 그려넣는가 하면, 주화, 우표 등을 발행해 홍보를 겸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영화의 기획, 촬영, CG등 후반작업(3편에서는 2만 컷의 CG가 쓰였다)이 모두 뉴질랜드에서 이뤄짐으로써 2만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이런 영화 분야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의 이국적 풍경이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을 불러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톰 크루즈가 제작한 '라스트 사무라이'가 뉴질랜드에서 로케이션을 한 데 이어, 피터 잭슨 감독의 차기작 '킹콩', '슈렉'의 감독인 뉴질랜드 출신의 앤드류 아담슨 감독이 찍는 5부작 '나니아 연대기' 역시 뉴질랜드서 촬영된다. 뉴질랜드 영화 위원회의 루스 할리 위원장은 "5부작의 첫 작품인 '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가 완성되면 뉴질랜드의 촬영 조건은 물론 인력과 기술력 등 영화 자원에 대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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