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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살리겠다는 의도가 숙부의 난 오해받아 답답" 鄭명예회장 곧 사태전말 해명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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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살리겠다는 의도가 숙부의 난 오해받아 답답" 鄭명예회장 곧 사태전말 해명키로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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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이후 침묵을 지켜온 정상영(68·사진) KCC(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사태의 전말을 직접 밝히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KCC 고위관계자는 1일 "정 명예회장은 조카 며느리(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와의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며 "그러나 비도덕적으로 묘사되는 데 대해 적극 해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적당한 시기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측근들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을 살리겠다는 당초의 뜻이 왜곡돼 '조카의 회사를 삼키려 한다'는 등의 평가가 나돌자 매우 당황해 하고 있다. 그는 측근들에게 "알짜배기 회사인 KCC만 챙긴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며 "현대그룹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섰는데 '숙부의 난' 등으로 몰아가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현정은 회장이 10월 평양 정주영체육관 개관식에 갔을 때 동행 방북을 취소하고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북사업에 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북측과 의견을 나눌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미묘한 처지에 몰릴 수 있어 피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리틀 정주영'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21살의 차이가 나는 큰 형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아버지처럼 각별히 모셔온 것으로 유명하고, 평소 "형님의 혼이 담긴 현대그룹이 잘못되는 것은 온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라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그는 "형이 지금 살아 계신다면 내게 구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며 정주영 명예회장과 얽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불황과 무리한 할부제 도입에 따른 부실채권 문제로 위기에 몰린 1970년 7월 그는 형의 부탁으로 자동차 부사장을 맡아 1년 만에 회사를 정상화시킨 뒤 원래의 자리인 금강스레트(KCC 전신) 사장에 복귀했다고 한다. KCC 관계자는 "현대그룹을 무조건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게 정 명예회장의 굳은 뜻"이라며 "(경영권을) 현정은 여사 등 정몽헌 회장의 유족에게 넘기는 건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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