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치고 싶은데, 이렇게 끝나버려서 너무 아쉽다."'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올 시즌 3번째 성대결 도전인 '더 스킨스게임'은 "올 시즌 가장 신나는 경험"이었다. 전날 신기의 벙커샷 이글 한방으로 상금 선두를 달렸던 소렌스탐은 1일(한국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릴로지골프장(파72·7,085야드)에서 열린 스킨스게임 이틀째 경기에서도 남자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5만달러의 상금을 더 보탰다. 상금 합계 22만5,000달러. 60만5,000달러를 챙긴 프레드 커플스(미국)에 이어 2위로 물러서기는 했지만 17만 달러의 필 미켈슨(미국)과 1개의 스킨도 따내지 못한 지난해 챔피언 마크 오메라(미국)를 가볍게 따돌렸다.
"잘해라 아니카(Go Annika!)"를 외치는 여성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소렌스탐은 이날도 당대 최고의 여자골프스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미켈슨은 "소렌스탐의 볼이 한결같이 핀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남자선수들 모두 정말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은 왜 커플스에게 '스킨스의 제왕'의 명성이 붙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하루였다. 스킨스게임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는 커플스는 21년 역사의 대회 사상 처음으로 4번째 우승(상금 합계 287만달러)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스킨스는 실력 못지 않게 행운도 따라줘야 하는 법이다. 커플스에게는 17번홀이 행운의 홀이었다. 24만달러가 쌓인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면서 선두로 나선 커플스는 17번홀에서 17m거리에서 때린 14만 달러짜리 버디 퍼트를 컵에 떨어뜨리며 사실상 우승을 굳혔다.
17번홀은 특히 20만 달러의 '슈퍼스킨'이 걸린 연장전에서 두차례 더 커플스의 손을 들어줬다. 커플스는 첫번째 연장전인 18번홀에서 파를 기록했지만 오메라와 미켈슨이 18번홀에서 각각 2m와 1.2m에 불과한 버디 퍼트를 놓치는 순간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17번홀의 두번째 연장전에서 미켈슨과 나란히 버디를 뽑아내며 소렌스탐과 오메라를 떨어뜨린 커플스는 연장 4번째홀로 벌어진 17번홀 대결에서 또 다시 6m짜리 버디 퍼트를 낚아채며 긴 승부를 마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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