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의 유일한 백인용병 바비 레이저(27·201㎝·사진)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 대구오리온스의 수직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레이저는 30일 창원LG와의 경기에서 31득점하며 전반 11점의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는 등 전임 마르커스 힉스의 그늘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일단 레이저의 팀 공헌도는 기록에서 나타난다.
레이저는 득점(평균 24.65점) 4위, 리바운드(10.88개) 5위, 3점슛성공(2.35개) 4위, 야투성공(10.06개) 4위 등 대부분 개인기록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특히 팀의 센터로 골밑플레이까지 책임지면서 센터로서는 유일하게 3점슛 성공률(37.7%) 13위에 올랐다는 점은 특기할 만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레이저의 가장 큰 매력은 팀플레이를 우선시한다는데 있다. 대학시절 포워드였던 레이저는 포스트업(상대를 등지고 공격하는 것)에서는 다른 센터들에게 밀리지만 공을 바깥으로 빼줘 찬스를 만드는 피딩이나 커팅, 중거리슛에서는 한수 위의 기량을 가지고 있어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오리온스에는 '입의 혀'처럼 잘 맞는다.
김진 감독은 "레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팀플레이를 우선시 하고 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서 "힉스를 염두에 두고 뽑은 만큼 포스트로서의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탁월한 외곽슛 능력으로 부족분을 메우고도 남는다"고 칭찬했다.
오리온스의 백업가드 박지현도 "레이저는 슛 능력이 있어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면서 "그 덕분에 다양한 옵션으로 팀플레이를 할 수 있어 모두 책임감을 갖고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선두 원주TG삼보를 1게임차로 쫓고 있는 오리온스의 유일한 걱정은 레이저의 체력이 6라운드까지 버텨주냐는 것. 김진 감독은 용병이 1명만 뛰는 2쿼터에 레이저를 충분히 쉬게 하고 백업멤버가 풍부한 가드 포워드진의 분발을 유도,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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