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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연말 가요시상식 3일연속 그 얼굴 전파낭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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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연말 가요시상식 3일연속 그 얼굴 전파낭비 아닌가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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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가요시상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지난달 27일 가요 시상식 가운데 가장 먼저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이 열린 데 이어 KMTV의 '코리안 뮤직 어워드'가 10일, SBS와 스포츠서울이 주최하는 서울가요대상이 12일 잇따라 열린다. SBS, KBS, MBC 등 방송 3사는 예년과 같이 하루씩 간격을 두고 29, 30, 31일 각각 연말 가요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 선정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기 가수의 쇼와 그 중 한 명에게 대상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가요시상식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일단 김건모가 연말 가요시상식에 불참을 선언했고 이수영은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여자 가수상을 수상했음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참석하지 않았다. 세븐, 빅마마, 거미, 휘성 등은 30일의 합동 콘서트를 이유로 이날 열리는 'KBS가요대상'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보아도 연말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각종 시상식 참석 때문에 국내 시상식에 참여할 수 없음을 밝힌 상태다.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가수들의 이런 태도에 시상식을 준비하는 방송사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KBS가요대상의 김승우 PD는 "수상 가수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다. 본인들이 탈지 못 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먼저 나서서 '상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시청자나 제작진에게 예의 없는 행동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가요계에서는 소속 가수의 수상 여부를 둘러싼 방송사와 기획사의 줄다리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말 시상식마다 '상을 안 주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상을 하려는 가수, 수상 여부를 둘러싼 가수들 사이의 과열경쟁, 수상자 나눠먹기를 둘러싼 방송사 간의 눈치작전 등에 따른 말썽이 적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은 구태의연한 1등 뽑기를 고수하는 시상 방식에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연대와 대중음악개혁을위한연대모임(대개련)은 성명을 통해 "연말 가요시상식은 경쟁을 조장해 1등이 되지 못하는 가수들을 소외시키는 공정하지 못한 행사로 전락했다"며 "실력있는 뮤지션, 음악적 가치가 뛰어난 앨범에 상을 주기보다 인기가 높거나 특정 방송사에 기여한 가수들이 상을 받는 기형적인 형태"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지상파 3사에서 거의 같은 가수가 3일 간 방송사만 바꿔가며 연이어 출연하는 가요시상식을 내 보내는 건 전파 낭비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문화사회연구소 이동연 소장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방송사가 대중음악계를 공정하게 결산하고 음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기획사와 결탁, 돌려 가며 상을 줌으로써 가수를 방송국에 묶어 두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말 시상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인기도보다 음악성을 위주로 하거나 수상 여부와 관계 없이 대중음악 종사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기획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m.net의 정형진 PD는 "수상 여부로 관심을 끄는 시상식보다는 권위있고 볼 만한, 각자 독특한 컨셉을 지닌 특색 있는 쇼로 기획해 가요 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연대와 대개련은 내년 2월 현행 가요시상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기도보다는 음반의 완성도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대안적 대중음악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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