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007 시리즈에 등장한 본드카 중에서 최고의 본드카를 꼽는다면 역시 골드핑거(64년), 선더볼(65년), 골든아이(95년) 등 3편의 영화에서 귀족적 자태를 뽐냈던 영국산 명차 애스턴 마틴 DB5(사진)가 1순위 일 것이다. 애스턴 마틴 DB5는 이안 플레밍의 원작소설에도 등장하는 원조 본드카이기도 하다. 007영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본드카도 당연히 애스턴 마틴 DB5였다.가장 본드다운 본드로 평가되는 숀 코넬리가 출연했던 골드핑거, 썬더볼 시리즈에서 애스턴 마틴 DB5는 방탄보호기능, 강력한 오일 스프레이, 바퀴 휠에서 돌출되는 휠 허브 갈고리, 추적용 레이더, 유럽 각국에 등록된 회전식 다중 번호판 등을 선보이며 전세계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 후 본드카의 지위를 BMW 등 다른 메이커에 내주었다가 95년 피어스 브로스넌이 제5대 제임스 본드로 등장한 골든아이 이후 다시 본드카로 컴백했다. 사실 골든아이에서는 당시 BMW가 야심차게 출시한 로드스터 Z3가 본드카였다. 그러나 영화 간접광고(PPL) 비용으로만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Z3는 Q의 연구소 장면과 쿠바 해안가를 달리는 장면 정도에만 등장했을 뿐이다. 오히려 페라리 355와 함께 몬테카를로의 해안 절벽도로를 질주하던 애스턴 마틴DB5가 더 돋보여 화제가 됐다.
최근 개봉됐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도 제임스 본드를 흉내내려는 10대 사기꾼이 타는 차로 애스턴 마틴 DB5가 깜짝 등장해 관객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독특한 금속성 은빛 차체에 귀족적 기품을 지닌 이 차는 1964∼65년 2년간 총 1,021대 밖에 생산되지 않아 희소성마저 갖춘 세계 최고수준의 명차다. 직렬6기통 3,995㏄ 엔진이 탑재됐으며 이후 DB6, DBS, V8 밴티지에 이어 최근 뱅귀쉬(007 최신작 '다이 어나더 데이'의 본드카)까지 그 혈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한승 할리우드모터쇼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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