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 동안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한국인 2명을 포함 12명이 살해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미국 정부는 이라크 재건 계획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동맹국 국민들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미국과 동맹국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저항세력에 굴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미 국무부는 30일 성명을 내고 "숨진 한국인의 유족과 한국 정부 및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번과 같은 가증스러운 공격으로 이라크에 안정된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우리의 결의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 중인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잇단 테러로 동맹국들의 이라크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 관계자들의 속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 일본 등이 자국민의 희생에도 파병 및 재건 참여 계획의 불변을 밝히는 데 안도하고 있지만 피해가 이어질 경우 각국 정부의 부담이 커져 미국의 대 이라크 전후 치안 확보 및 재건 계획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미 당국의 우려이다.
리처드 루가(공화)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CNN에 출연, "우리는 저항세력 소탕에 유능한 인력을 현지에 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곳에는 우리들만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유럽 각국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스페인 정보요원 7명 피살 등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라크에서 새로운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애도한다"고 말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이라크 내 외국 시민을 공격 목표로 한 이번 범죄를 비난하고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일본 집권 자민당은 자국 외교관 피살로 파병 반대론이 거세짐에 따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과의 공조를 강화키로 했다. 하지만 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 공명당 간사장은 "자위대 파견은 현지의 치안정세 등을 세밀히 조사한 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등 야당들은 자위대 파병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여당측에 이 문제를 논의할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초 5일 전후로 열려던 파병 결정을 위한 각의를 다음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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