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일 검찰이 삼성에버랜드 CB(전환사채) 저가발행을 주도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 2명을 특가법상 배임혐의로 기소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면서 법정대결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삼성은 검찰의 기소 발표이후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법무팀을 중심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법리공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삼성측은 이번 기소가 에버랜드의 당시 이사진에 책임을 물은 것이고, 이 상무의 경우 그룹의 지주회사인 에버랜드CB를 주식으로 전환, 제1대주주로 부상한 점을 감안할 때, 상속 및 경영권 승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소로 삼성과 검찰간 법정공방은 에버랜드의 CB 발행가격 및 절차상의 문제점과 당시 에버랜드의 대부분 주주들이 왜 실권한 채 이재용 상무에게 실권 주식을 모조리 배정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룹은 법률상 하자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발행절차의 경우 회계법인이 에버랜드의 순자산가치 등을 따져 7,000원에 발행할 것을 권고했으며, 회사측은 10%의 할증률을 적용해 7,700원에 발행했으므로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당시 다른 기업들은 통상 액면가(5,000원)에 CB를 발행한 점에 비추어볼 때, 임원들이 배임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
또 100억원 규모의 CB발행시 에버랜드 주주들이 대부분 실권하는 과정에서 이사진이나 그룹비서실의 외압도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에버랜드 주주들은 중앙일보, 한솔제지, 신세계, 제일제당(CJ), 삼성물산등으로 이중 제일제당(3억원어치 인수)만 제외하고, 계열사에 대한 출자한도등에 걸려 실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에버랜드는 이에 따라 실권주 발생시 우호주주에게 배정할 수 있다는 상법에 근거해 이 상무에게 97억원 어치를 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검찰이 에버랜드 주식이 실제로 8만5,000원에 거래됐음에도 불구, 에버랜드가 이상무에게 CB를 7,700원에 헐값으로 배정한 것을 기소사유로 삼는 것에 대해 그룹측은 검찰의 우격다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은 그룹에서 분리됐던 한솔제지가 자기네 계열사간 에버랜드 주식을 8만5,000원에 거래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는 것으로, 삼성은 이 가격이 객관적 기준(실거래가격)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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