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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쉰적없는데…" 눈물떨군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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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쉰적없는데…" 눈물떨군 박지원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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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2시 서울지법 309호 법정.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김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박지원(사진)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자 박씨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검찰 구형이 끝난 뒤 박씨는 직접 자필로 쓴 A4용지 8매 분량의 최후 진술문을 읽어 내려갔다. "91년 정계에 입문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과 성공을 위해 12∼13년간 단 하루도 휴가를 가본 적 없이 일만 했다"고 운을 떼면서 박씨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으나 잠시 감정을 다스린 뒤에는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이어나갔다.

박씨는 현대 비자금 수수혐의에 대해 김영완(해외체류) 씨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대북송금 관계에 대해서는 변명할 점이 있고, 역사에 묻고 제가 책임을 지고 어떤 처벌도 민족과 국가, 통일을 위해 달게 받겠지만 이익치로부터 150억원 CD(양도성예금증서)를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150억원 수수혐의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씨는 '국민의 정부 최고 실세'라는 말까지 동원, "만약 국민의 정부 최고 실세였던 내가 돈을 맡겼다면 김영완씨가 그렇게 함부로 (돈을) 쓸 수 있었겠느냐"며 "김씨가 나에게 돌려 줬다는 100만원 수표들은 계좌 추적에서 나오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에 대해 "죄를 지은 사람이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법치국가에서 말이 되느냐"며 "김씨가 진술서에서 '박지원을 선처 바란다'고 했다는데 직접 법정에 나와 사실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익치씨에 대해서도 박씨는 "김씨, 요시다 등과 아주 친분이 깊은 데도 이를 부인하고 내게 범죄를 덮어 씌우려 하고 있다"며 "어떻게 나에게 돈을 줬다는 날짜도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한 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또 하나 제가 할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묘한 여운이 남는 말로 최후 진술을 마쳤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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