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이 30일로 5일째를 맞았다. 대표실 주변에는 그의 적지 않은 나이(65세)와 특검법 재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상황변화를 들어 "단식을 중단할 때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나 본인은 아직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하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대통령 정상화'를 위해 단식에 들어간 만큼 노무현 대통령이 납득할 만한 국정 쇄신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단식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은 특검법 재의나 국회 정상화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이재오 사무총장도 이날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당내에는 그러나 재의에 부쳐진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최 대표의 단식도 마침표를 찍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최 대표는 이날 아침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의 방문을 받고 40분간 대화를 나눴으나 경색정국 타개의 실마리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문 실장은 "건강에 각별히 유의 하시라"고 인사를 건넸으나, 최 대표는 곧장 특검의 정당성을 강조해 처음부터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실장이 "노 대통령도 나랏일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 야당이 도움을 주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최 대표는 "야당이 안 도와준 게 뭐가 있냐"라고 언성을 높이며 특검 거부 철회를 거듭 주장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날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내 경험에 단식 열흘이 지나니까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건강을 염려했다. 이에 최 대표는 "어제 오후에는 괜찮아졌는데 오늘 오전에 다시 가라앉는 느낌"이라고 고통을 토로했다. 서청원 전 대표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 등도 이날 최 대표를 찾았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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