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한국군의 파병이 예정된 이라크 내에서 한국기업 직원들의 피격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특히 피해기업인 오무전기측은 갑작스런 비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라크 반전 평화팀 등 파병반대 시민단체들은 현지에 있는 시민운동가와 전화, 인터넷으로 접촉을 시도하며 시민운동가 등 한국인의 생사확인과 정확한 사태파악에 분주했다.지난 주 이라크를 방문하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온 이라크 반전평화팀의 배상면씨는 한국인 피격소식을 접하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지난 주 바그다드에 있을 때도 상당히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었는데 한국인까지 희생될 줄은 몰랐다"고 한동안 말문을 닫기도 했다.
시민 최태상(30)씨는 "일본인 피격사건이 벌어질 때 군인이 아닌 사람들까지 희생당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는데 이런 상황에서 파병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무전기 관계자는 "이라크내 송전탑 설치상담을 위해 직원들이 종전후 이라크에 들어갔다"며 "자세한 상황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연락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특히 한국인 사업가들이 치안이 불안정한 현지사정을 무시하고 종전특수를 노려 우후죽순처럼 몰려들어 사고가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반전평화팀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을 포함, 최소 수백명의 한국인 사업가들이 지난 5월 종전이후 요르단을 거쳐 이라크로 들어갔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공관에는 이라크내 활동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피격을 당한 오무전기직원들도 한국 공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현지에서 활동해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직원참변 오무전기는
1980년 설립된 오무전기(사장 서해찬)는 송배전선 설치 및 전기공사 전문업체. 서울 구로구 구로1동에 본사가 있고 안산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정식직원이 40여명 정도의 중소업체. 특히 오무전기는 그 동안 해외수주가 없었으나 이라크 전쟁 직후 이라크시장개척을 노리고 지난 10월 임시직원 60명을 뽑아 이라크내에서 전기공사를 추진해왔다. 피격당한 임대식, 이상원씨도 이라크특수를 위해 고용된 임시직원이다. 특히 사장 서씨도 최근 몇 달동안 수차례 이라크를 방문했으며 지난달 23일 한국에서 출국, 현재 이라크에 임시직원들과 함께 체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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