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라이벌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3년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3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3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전·후반 및 연장전 등 120분간의 접전 끝에 2―2로 비겼으나 승부차기에서 전남을 4―2로 꺾었다.전북은 전남의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인 김도근이 실축한 데다, 연장 종료 직전 교체 투입된 골키퍼 이용발이 전남의 세번째 키커인 이영수의 킥을 막아내 4―2로 승리, 1억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시종 격렬했던 이날 경기에서 전반은 전북이 주도권을 잡았고, 후반은 전남이 거세게 몰아 붙였다. 전북은 전반 9분 서혁수의 패스를 에드밀손이 선취골로 연결,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에 전남은 비에라와 미셀 등을 앞세워 추격을 노렸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북은 후반 2분 에드밀손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카를로스가 상대진영 오른쪽을 돌파하며 낮게 센터링한 볼을 에드밀손이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방향을 전환, 골네트를 흔들어 두번째 골을 작성한 것.
하지만 전남에는 신병호가 있었다. 신병호는 후반 6분 한 골을 만회한 데 이어 3분 뒤 오른쪽에서 날린 김홍철의 센터링을 상대 문전에서 솟아오르면서 헤딩슛,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후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으나 연장 전·후반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은 전북의 에드밀손이 수상했고, 에드밀손 신병호 등 4명이 4골로 공동 1위에 올랐으나 1위가 3명 이상일 경우 시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득점왕은 배출되지 않았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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