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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역사야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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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역사야 나오너라

입력
200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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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이은홍 푸른숲 발행·1만2,000원

"우리 아들놈도 재미있게 읽고, 역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을 책을 내자." 어린이책 '역사 신문'과 '세계사 신문' 에서 기지 넘치는 만평을 보여주었던 만화가 이은홍이 그런 생각으로 직접 쓰고 그린,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 입문서이다. 이 책은 대화체로 되어있다. 큼직한 판형에 글과 만화를 섞어서 배치하고 군데군데 관련 정보나 상식을 작은 상자 모양으로 처리, 읽기에 지루함이 없도록 꾸몄다. 열 세 살 난 그의 아들 어진이가 그린 그림도 들어있다.

책은 한반도의 선사시대부터 오늘까지 다룬다. 어진이네 가족들이 몸소 체험한 근·현대사도 부록으로 달려있다. 증조할머니가 겪은 동학 농민전쟁부터 외할아버지가 겪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89년 어진이가 태어나기 네 달 전 엄마 아빠가 광주민주화 운동을 기리는 시위 대열에 참여한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이 책은 짜임새가 탄탄하면서 내용이 재미있고 알차다. 특히 과거의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로 하여금 역사를 느끼고 생각하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아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처음부터 같은 나라였다면 더 좋았을 거 아냐?" "하하… 이렇게 말해 보면 어떨까. 나라도 또는 역사라는 것도 마치 너희가 나이를 먹고 철이 들고 어른이 되듯 그렇게 자라나는 거라고." "근데 왜, 또 지금 남한과 북한으로 갈려 버렸어? 흐흐, 우리 나라가 나이를 거꾸로 먹나 봐." "글쎄,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렇게 또 생각해 보자. 너희도 자라면서 늘 건강한 건 아니잖아? 지금 우리나라는 잠시 아픈 거야."

즐겁게 읽으면서 우리 역사를 보는 눈을 틔울 수 있는 책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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