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전은 외형상 독일의 창과 한국의 방패가 맞붙는 형국이 될 것 같다. 우승 후보인 독일은 한국을 제물로 첫 승을 챙기려 하는 반면 한국은 최소한 비기려는 작전을 구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양국 감독의 성향이나 축구스타일상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포백라인(네 명의 수비수를 두는 것)의 조직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박성화 감독이나 독일의 슈티리케 감독은 모두 명수비수 출신으로 수비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술을 짜고 있다.
포백 포메이션(4―4―2)을 쓰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개인기가 좋은 독일이 변형 전술에 능하고,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공격의 파괴력도 한국보다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은 약 두 달 전부터 선수들을 소집,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리그경기에 많은 비중을 두는 독일 선수보다 조직력이 앞서는 측면이 있다. 물론 실전을 통해 몸에 밴 독일선수들의 기량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또 조직력 못지 않게 한국으로서는 큰 대회의 첫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죽을 쑤는 '징크스'를 어떻게 깨느냐도 관건이다.
박 감독은 "포백 수비라인을 뒤로 후퇴시켜 배후공간을 줄임으로써 상대의 침투를 막고 역습을 노리겠다"고 독일전 전략의 일단을 내비쳤다. 90분 내내 압박 수비를 펴는 게 체력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가능한 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전법으로 맞서겠다는 계산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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