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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문 철통보안/가족들에게도 수시간전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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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문 철통보안/가족들에게도 수시간전 통보

입력
200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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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7일 바그다드 전격 방문은 최소 한 달 전부터 철통 보안 속에 백악관 수뇌진에 의해 추진됐다.부시 대통령의 계획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은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사 라이스 안보담당 보좌관 정도에 불과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주에야 통보 받았고, 부모인 부시 전 대통령 부부는 사전에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영부인 로라 여사와 가족들도 수 시간 전에 알았을 만큼 모든 것은 극도의 비밀 속에 진행됐다.

백악관 공보팀은 부시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인 이날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저녁 식사 메뉴까지 소개하는 위장전술을 폈다. 한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바그다드에서 미군 병사와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대통령이 세계 전역에 있는 미군 병사들과 통화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26일 텍사스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은 추적당할 것을 우려한 보안 요원들의 요청으로 휴대폰 배터리를 모두 반납했으며, 13시간을 날아 바그다드 공항에 착륙한 뒤에는 요원들이 준비한 새 휴대폰을 건네 받았다. 22일 바그다드 상공에서 DHL 화물기가 피격 당한 것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바그다드 공항 착륙 23분 전부터 기내 등이 모두 꺼졌고 창문도 닫혔다.

보안요원들은 바그다드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방문 사실이 단 한 줄이라도 알려지면 그 즉시 회항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철저한 보안 덕에 부시의 방문은 바그다드 공항을 이륙한 한참 뒤에야 언론에 처음 보도됐다.

만전을 기하다 보니 해프닝도 벌어졌다. 크로퍼드 목장을 떠나 전용기가 대기중이던 텍사스 기술대학으로 향하던 중 부시 대통령이 탄 차량이 일반시민 차량들 속에서 교통신호와 체증에 걸려 멈춰서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바그다드 인근 상공에서는 근처를 비행하던 영국항공(BA) 조종사로부터 "혹시 미 공군 1호기가 아닌가"라고 묻는 무선교신을 받기도 했다. 순간 긴장한 마크 틸먼 수석기장은 한참 동안 침묵 끝에 "그것보다는 훨씬 작은 걸프스트림 5호기"라고 둘러대 위기를 넘겼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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