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질 통합재정수지'(사회보장성 기금 제외) 적자규모가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경기부양을 위해 적자재정 편성을 추진,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 등 부실 전환증권사의 정상화를 위해 3조∼4조원의 공적자금 추가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재정상태는 더욱 취약해질 전망이다.한국조세연구원은 27일 '금년도 재정정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입을 뺀 실질 통합재정수지 적자규모가 공적자금 부담으로 인해 올해 14조8,000억원, 내년에는 1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실질 통합재정수지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24조9,000억원의 최대 규모 적자를 낸 뒤 99년 20조4,000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세수 증대에 힘입어 13년만에 처음 5조1,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따라서 올해 실질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99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셈이다. 정부는 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를 위한 추경으로 올해 안에 3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당초 목표한 균형예산이 무너지고 98년 이후 6년째 적자재정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세연구원은 "올해 실질 통합재정수지가 2조원 흑자로 잡혔으나, 두 차례에 걸쳐 편성된 추경예산이 모두 집행되면 14조8,000억원의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적자금 원금과 이자가 올해 16조8,000억원, 내년에는 15조5,000억원에 이르러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이날 '2003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공적자금 상환소요에 대비, 내년 이후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면 재정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의 팽창적인 재정정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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