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국식 음식들로 빛나는 곳이 있다. 올 3월 서울 선릉역 바로 옆에 문을 연 중식당 ‘상해본색’이 그곳이다. 이름 그대로 상하이식의 담백하고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는 요리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이 집에서 주문하는 음식은 귀에 익은 메뉴와는 차원이 다르다.점심이든 저녁이든 이 집을 찾는 고객이 반드시 주문하는 첫 메뉴는 홍합볶음. 마늘과 고추를 가득 넣고 와인과 깐풍소스로 맛을 낸 홍합이 커다란 대접에 푸짐하게 나온다. 바닥에 깔린 소스를 떠서 다시 한번 홍합에 뿌려주는 것이 첫 과제. 그리고 뜨끈하게 김이 나는 홍합 하나를 들어 까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매콤한 듯 새콤한 홍합 살 맛이 식욕을 돋운다. 그 많은 홍합이 단돈 1만원이니 주머니 걱정도 거의 없다.
새콤매콤한 맛의 비결은 깐풍소스. 마늘이 주재료로 듬뿍 들어간 깐풍 소스는 어찌나 입맛이 댕기는지 여기에 밥이나 면을 비벼먹는 이들도 있다. 홍합살 사이에 붙어 있는 부추와 다진 양파 당근도 입맛을 더 북돋워 준다. 먹다 보면 갑자기 톡 쏘는 맛에 놀라게 되는데 이는 빨간 건고추 때문. 부추는 중식 부추라서 쪽파처럼 크고 알이 굵다. 겨울이 홍합이 제철이어서 더 맛이 살아나는 듯 하다.
중국 사람들의 식탁에 반드시 오르는 것 중 하나는 청경채. 중국 배추로 불리는 청경채 마늘볶음도 잘 나간다. 신선한 청경채와 중국 시금치에 볶은 마늘을 얹어 나오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청경채의 순한 맛이 마늘과 잘 어울린다. 샐러드를 대신하거나 밥 반찬처럼 먹어도 적당하다. 청경채 굴기름소스, 청경채 삼겹살찜 등도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애피타이저 겸 샐러드.
인기 높은 고기 메뉴도 일반 중국음식점과는 사뭇 다르다. 대표 메뉴는 오렌지호두치킨. 튀긴 닭에 오렌지 썰은 것과 호두를 가득 얹고 오렌지 소스를 뿌려놓았다. 국내에선 모르는 이가 많아도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나 중국 사람들은 꼭 시킨다. 오렌지를 불에 졸여 만든 소스 맛이 새콤하고 시원하다.
같은 방식으로 만든 레몬닭고기는 더 새콤하다. 생선소스에 돼지고기를 볶아 놓은 위상러우스도 다소 낯설지만 중식을 아는 이들에겐 인기높다. 생선 액기스를 달여 만든 어향소스가 들어가 다양한 맛을 낸다. 고추잡채나 부추잡채도 특별한 소스로 신선한 맛을 낸다.
식사메뉴로 다른 중식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메뉴인 상하이식 해물튀김면이 있다. 자장면 짬뽕에 질린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 해물이 듬뿍 얹혀 있는 그릇 아래를 들여다 보면 딱딱해 보이는 튀긴 면이 보인다. 해물소스와 섞어 주면 부드럽게 녹아난다. 직접 뽑은 생면을 손님이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튀겨 고소하다. 여자들이 좋아한다.
맛집정보
메뉴와 가격 청경채와 시금치마늘볶음 고추잡채 등 애피타이저는 1만2,000~1만6,000원. 술안주로도 좋다. 오렌지호두치킨, 워상러우스 등 고기류는 중ㆍ대 사이즈에 따라 2만5,000~3만3,000원. 상하이식 해물튀김면 등 식사류 5,000~8,000원. 안주인 이승연씨의 신조가 '양을 넉넉히 주는 것'이다. 남으면 밀봉포장 해 준다. 점심코스요리는 2만2,000~3만2,000원. 저녁은 3만원부터.
영업시간 및 휴일 매매일 밤 10시까지. 연중무휴
규모 및 주차 테이블 20개, 룸 6개. 주차는 넉넉하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2번출구 20 버거킹 건물2층.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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