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짓는 데 빌리는 돈보다 식당이나 여관을 짓기 위해 대출하는 자금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2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서비스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식, 숙박, 부동산업 등 소비산업이 전체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기록, 미국(15.2%), 영국(14.3%), 캐나다(13.0%)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컨설팅이나 연구개발 등 제조업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업 비중은 6.9%에 그쳐 미국(13.0%)과 영국(20.0%), 독일(17.1%) 등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대출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 서비스업 금융대출 비중(42.5%)이 제조업에 대한 대출 비중(40.7%)을 처음 초과했다.
제조업에 투자하기 위해 빌리는 돈보다 식당, 여관 등을 경영하기 위해 빌리는 돈이 더 많은 셈이다. 실제로 대출 증가율에서도 음식·숙박업이 연평균 37.4%(1993∼2002년), 부동산업이 120.6%(1999∼2002년)에 달해 전체 서비스업 대출 증가율 29%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은 6월 현재 63.6%를 기록,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89년 27.8%로 정점에 달한 뒤 줄곧 감소, 19.1%까지 축소됐다.
상의 관계자는 "산업구조 고도화로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생산적인 분야보다 소비·향락업, 부동산업 등 비생산적 분야에 편중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정보기술(IT)에 바탕을 둔 지식기반 서비스 발굴과 생산성 향상 등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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