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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김해·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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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김해·고령

입력
200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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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역사는 기원전후에 한반도 남쪽의 해안지역에서 시작돼 6세기 중엽에 영남 내륙 지역에서 마감됐다.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에 의하면 12개국의 나라들이 독자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약 600년 동안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과 나란히 독립성을 유지했다. 신라에 통합된 때는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기 불과 100년 전이었다.'삼국유사'는 가야사의 무대를 남북으로 가야산에서 남해까지, 동서로는 낙동강 서쪽에서 서지리산(섬진강)까지로 기록하고 있다. 영남의 김해, 마산, 진주, 고령, 성주, 합천 등과 호남의 남원 등이 이 지역에 해당된다. 그러나 고고학적으로는 낙동강 동쪽의 동래, 양산, 창녕 등과 섬진강 서쪽의 진안, 장수, 임실 등에서도 가야문화의 흔적들이 확인되고 있다.

희미한 역사가 있다. 2,000년 전의 나라, 가야(伽倻). 희미하지만 분명 숨결은 있다. 경남 김해시와 경북 고령군 등이 옛 가야의 터다. 관광지로는 크게 알려지지 않는 곳이다. 그 곳에 가면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딱 떨어지는 여행지를 고르기 어려운 계절에는 공부하는 여행이 제격이다. 인근의 유명한 여행지를 연계하면 눈까지 즐겁다.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두 곳에 들른다. 갑자기 여행의 무게가 커진다. 겨울의 초입,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서 가야의 흔적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준비

잠자는 곳은 김해나 고령이 아니다. 양산에서 1박, 합천에서 2박을 하는 계획을 세운다. 숙박은 물론 아침식사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양산시 통도사 입구의 관광단지 내에 숙박시설이 많다.

관광단지는 통도사와 가까운 구단지와, 조금 떨어져 있는 신단지로 나뉜다. 구단지는 통도사와 가까운 점이 매력이고 신단지는 새로 조성되어 깨끗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통도사 관광호텔(055-382-7117)이 이 부근에서 가장 큰 숙박시설이다. 호텔 이외의 숙박시설에서 묵을 계획이면 굳이 예약할 필요가 없다. 금요일 밤에는 객실이 많이 남는다.

2박을 하는 합천에서도 절 근처 해인사 관광단지에서 잔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해인사 입구를 지나면 숙박촌과 먹거리촌이 나온다. 여관은 물론 민박집도 많다. 해인사호텔(382-7117)이 가장 크다. 진주장여관(932-7216), 청운장여관(932-7555), 평화여관(932-7481), 홍도여관(932-7272) 등이 규모가 큰 여관이다.

역사기행엔 사전준비가 필수다. 김해시 인제대의 가야문화연구소 홈페이지(todori.inje.ac.kr/~kaya/)를 찾으면 가야의 역사는 물론 유적, 유물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다.

출발(금요일 오후 6시)

양산까지는 먼 길이다. 경부고속도로로 언양을 지나면 통도사IC이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우회전, 약 500㎙ 진행하면 2개의 사거리가 연속으로 나오는데 어느 쪽으로 좌회전해도 통도사 관광단지로 진입한다. 저녁식사는 휴게소에서 해결한다. 늦게 도착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관광단지 숙박객을 상대로 하는 배달 야식 업소가 많다.

통도사와 김해의 가야 유적(토요일 오전 7시)

서두른다. 통도사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그래서 불보사찰이라 불린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법보사찰 해인사, 대승을 여럿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에 속한다. 아침 일찍 통도사를 돌아본다. 단청이 희미해진 고색창연한 통도사의 절집들은 아침 햇살 속에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통도사를 나와 김해로 향한다.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양산IC를 지나면 양산분기점. 물금 방향으로 가다가 대저분기점에서 남해고속국도를 타면 김해시다. 길은 복잡하지만 거리는 짧다.

김해시에는 크게 세 곳의 가야 유적이 있다. 가야국을 연 국조 김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그리고 구산동 고분군이다. 모두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사전공부를 잘 하고 보면 옛 역사의 숨결이 크게 들린다.

점심은 한정식으로 한다. 김해 신시가지 내동에 ‘만장’(055-325-6674)이라는 옥호의 한정식집이 있다. 두번에 나뉘어 상이 차려진다. 푸짐하다.

합천 해인사로(오후 1시30분)

가장 쉬운 길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마산까지 간 뒤, 구마고속도로로 북상, 화원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해인사IC까지 가는 것이다. 가는 도중에 들를 곳이 있다. 창녕의 부곡온천과 우포늪이다. 부곡온천을 가려면 영산IC에서 빠진다. 79번 국도를 따라 7㎞를 달리면 온천단지가 나온다.

우포늪은 생물자원의 보고.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모두 보려면 1주일도 부족하다. 지금은 한창 철새가 날아오는 시기이다. 어차피 해인사에 도착할 때면 밤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해가 질 때까지 늪에서 철새를 구경한다.

해인사와 고령의 가야 유적(일요일 오전 7시)

법보사찰 해인사를 아침 일찍 구경한다. 20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을 해야 해인사에 닿는다. 성철스님의 사리탑, 팔만대장경 등 볼 것이 많다.

해인사를 나와 고령으로 향한다. 쉬운 길은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쪽으로 향하다가 고령IC로 빠지는 것. 그러나 재미가 없다. 해인사 입구를 벗어나면 왼쪽으로 59번 국도가 나온다. 가야산 중턱을 빙빙 돌아 나가는 빼어난 드라이브코스이다. 수륜면에서 삼거리를 만나는데 우회전, 33번 국도를 타고 가면 고령읍에 닿는다. 점심부터 먹는다. 고령읍에는 고령금산한우(어곡리, 054-954-4484), 모듬추어탕집(장기리, 954-3757) 등의 식당이 유명하다.

고령읍의 가장 유명한 가야 유적은 지산동 고분군이다. 대가야의 유적이다. 고령읍 서편 주산의 남동쪽 능선을 따라 고분 200여 기가 있다. 높은 곳의 고분이 크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작아진다. 가야의 숨결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큰 규모의 유적이다. 보물 65호인 양전리 암각화, 보물 54호인 당간지주 등이 또한 볼거리이다.

집으로, 대구 지역의 정체를 피해서(일요일 오후 4시)

해인사에서 고령읍으로 올 때 이용했던 33번 국도를 되짚어 올라간다. 수륜 삼거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59번 국도로 이어진다. 계속 이 길을 달리면 성주댐 등을 지나 김천시로 바로 빠진다. 대구 지역 고속도로의 지독한 휴일 정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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