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군부 독재자였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사진)가 자신이 천사라고 주장해 칠레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피노체트는 88회 생일 하루 전인 25일 미국 마이애미 지역 TV 방송인 WLD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언제나 민주적인 방식으로 행동해 왔다"며 "나는 나를 언제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온 천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결코 누구도 죽이라고 명령한 적 없다"며 "나는 증오나 원한을 품지 않는 선량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1973∼90년 자신의 지배 하에서 살해되거나 실종된 약 3,200명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무엇을 사과하란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그들이 나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호세 미길 인술사 내무장관은 "측은하다. 그는 여느 때처럼 똑같은 잔혹성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노체트 정권에 반대했던 단체 대표인 로레나 피자로는 "그가 천사라면 죽음의 천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