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26일 탈북했다가 입북한 뒤, 지난달 재탈북해 과거 행적에 논란이 제기된 남수(46)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잠입·탈출 등)로 구속기소했다.함경남도 온성의 우산공장 지배인이었던 남씨는 1996년 회사 돈 횡령 사실이 적발되자 탈북했으나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2000년 다시 밀입북한 뒤 평양 등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탈북 방지 강연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측은 남씨가 입북할 당시 '공화국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모범주민'이라고 추켜세워 남씨에게 대남·탈북 정책 분야에서 일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로로 남씨는 2001년 2월 북한 노동당에 정식 가입하기도 했다. 한 탈북자는 최근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한국에 갔다온 탈북자를 내세워 탈북자들의 자수를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남씨는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에 대해 "부인과의 가정불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한에서도 결혼해 아들까지 둔 남씨는 북한에서 사귄 '제3의 여인'과 함께 지난달 탈북을 시도했으나, 이 여인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의 한 관계자는 "남씨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입·탈북을 반복하는 등 남북 대치 상황을 이용하려 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