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뭉쳐 노동자의 권리를 찾자."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등 정보통신(IT)분야 노동자 9명이 온라인 산별노조를 결성, 26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사무소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IT산업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한국정보통신산업노조(IT노조)는 노조 결성이 쉽지 않은 IT벤처를 중심으로 시도된 산별노조인데다 파업, 집회, 시위 등 기존 노조의 활동 방식 대신에 주로 온라인을 이용한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어서 화제다. 노동부와 민주노총 등 노동계 관계자들은 오프라인 노조 중심의 기존 노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IT노조의 등장에 기대반 우려반이다.
IT노조 정진호 위원장은 "IT분야가 경기 침체로 빛좋은 개살구격으로 전락,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고 노조 결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또 "IT산업이 현재 다단계 하청 구조로 이뤄져 피라미드의 하부에 해당하는 소규모 IT업체 노동자들의 사정은 특히 열악하다"며 "IT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IT업계의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T노조는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데 현실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노동계는 주목하고 있다. 단체 교섭의 대상이 명확지 않고 파업 등을 대신하는 사이버 단체행동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 이 때문에 민주노총도 IT노조에 "오프라인 조직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산하 가입을 일단 유예시켰다.
IT노조는 우선 정부를 상대로 IT산업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인터넷사이트 게시판 등을 통해 요구사항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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