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싱글 골퍼인 한 후배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선배님.. 큰일났습니다. 제 우측 허벅지 안쪽이 이상해요." "뭐가 이상해?", "그저께 라운드 하면서 임팩트 때 우측 허벅지 안쪽이 순간적으로 칼로 배는 듯한 통증이 있었어요. 좀 불편했지만 그럭저럭 라운드를 다 마치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퍼렇게 멍이 들고 누르니 많이 아프고 걷기도 힘들어요"라는 내용이었다.진료가 없는 시간이기는 했지만 걱정이 돼서 오라고 했다. 진찰을 해 본 결과 우측 허벅지 내측 근육의 하나인 대퇴비스듬근 (sartorius muscle)의 파열이었다. 나도 처음 경험한 좀 특이한 경우라 자세히 사연을 물어보니 그날 길이 막혀 허겁지겁 도착하는 대로 스트레칭없이 바로 티샷을 했다고 한다.
이유는 이것 밖에 없다. 즉 근육이 충분히 스트레칭이 안된 상황에서 임팩트를 하다 우측 허벅지 안쪽에 힘을 주면서 경직되어 있는 허벅지 근육이 파열된 것이다.
골프 부상을 예방하려면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근육의 스트레칭은 더욱 절실하다. 필드 뿐 아니라 연습장에서도 마찬가지. 연습장에 도착하면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공을 쳐야 하며 끝난 후에도 10 여분 스트레칭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운드 하기 전에는 최소한 30분 전에 도착해 10여 분간 충분한 스트레칭과 근육의 내부 온도가 올라가도록 제자리 뛰기 등으로 워밍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도 실력은 싱글이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잊고 있었다. 골프는 우리 몸에 상당한 무리를 줄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다. 골프란 철저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이고 같은 자세로 반복해서 공을 쳐야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균형을 깨고 무리를 주어 근·골격계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초보자든 싱글 골퍼든 모두 아침, 저녁 그리고 라운드 전후 스트레칭으로 부상을 예방하고 즐거운 골프가 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라운딩이 끝난 뒤 마시는 생맥주 한잔의 유혹보다는 목욕탕에서 동반자들과 잡담을 나누면서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잊지 않는 것이 건강하게 오랜 기간 골프를 즐기기 위해 지켜야할 십계명 중 하나다.
/서경묵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필동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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