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 속에 치러지고 있는 각 대학 총·부학생회장 선거가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자 총학생회가 투표율 제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 대학 학생회 선관위는 인터넷선거, 전자선거인 명부 등 갖가지 묘수를 동원해 보지만 유효 투표율 50%를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다.서울대에서는 올해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이 46%대에 그쳐 선거가 아예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서울대는 지난 21일 치러진 선거에서 투표율이 33%대를 기록, 이틀간 연장투표에 들어갔으나 또다시 유효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내년 3월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서울대 선관위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일이 실제 벌어졌다"며 "취업난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진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26일 투표에 들어간 연세대와 고려대도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선거에서 국내 대학 최초로 '전자 선거인 명부제'를 도입한 연세대는 투표율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대형 게시판을 학내에 설치하고, 전체 학생들에게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연세대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전자명부제 도입으로 실시간 투표 여부 확인과 투표율 계산이 가능해 투표절차가 한층 쉽고 정확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투표 참여 학생들에게 총학생회가 운영하는 매점 수익금으로 만든 다이어리를 나눠주는 방법으로 투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달 초 선거를 마친 숙명여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숙대 학생회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학교는 물론 집에서도 손쉽게 투표를 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가 학생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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