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도 싸고, 전용 정원도 갖고….' 비인기층인 1층이 아파트 분양 시 제공되는 전용 정원 공간 덕분에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로열층 대접을 받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1층 전용 정원과 독립 출입구 등을 내세워 1층 가구에도 고급 단독 전원주택 못지않은 자연미와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1층 가구가 최근엔 2층 보다 비싸거나 기준층 가격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완전 분양을 노리고 1층을 과대포장,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사례도 많아 입주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1층, 얼마나 좋길래
동문건설이 19∼26일 분양한 경기 파주 교하지구 '굿모닝힐' 아파트 1층 32평형의 분양가는 2층보다 200만원 비싼 2억1,900만원이었다. 35평형 1층도 2억4,600만원으로 2층(2억4,300만원)보다 300만원 비싸다.
동문 굿모닝힐의 1층은 14.88∼19.48평 규모의 전용정원(조감도)에다 독립현관을 설치, 완전한 단독주택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분양가를 이처럼 높게 책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용 정원은 1m 높이의 관상수로 울타리를 쳐 독립성을 높였다. 또 정원 바닥이 흙이어서 김칫독을 묻거나 채소를 가꿀 수 있다.
24∼26일 인천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한진중공업의 인천 연수구 동춘동 '송도 한진 로즈힐'의 1층에도 전용정원과 독립현관이 설치된다. 신원종합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백련산 자락에 짓고 있는 '신원 지벤스타' 1층 가구 앞에도 전용 조경을 설치한다. 이 아파트 1층의 평당분양가는 850만∼900만원대로 기준층 층보다 싸다.
1층 전용 정원 과대포장 주의보
1층 가구에 한해 제공하는 전용 정원은 기타 공유면적에 포함돼 아파트 입주자 모두의 소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1층 계약자가 개별 등기를 하거나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 대부분이 비인기층인 1층 가구를 쉽게 분양하기 위해 전용 정원을 제공한다는 분양광고도 과대·허위광고에 포함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1층 세대에 전용 공원을 제공한다는 분양 광고가 허위과장 광고인지 여부를 조사해 허위성이 인정될 경우 시정명정 등 행정조치를 가할 방침이다.
공정위 표시광고과 관계자는 "건축법 시행령상 공유면적에 들어가는 공원 공간을 특정 가구에 제공한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며 "과대광고 해석이 내려질 경우 해당 건설사에 대해 행정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최근 아파트 1층 가구에 전용 정원을 인정한 아파트 공급계약서가 약관에 위배된다는 심사결과를 내렸다. 공정위는 2일 동양고속건설의 '동양 라파크 아파트' 공급계약서에 포함된 1층 가구 전용정원을 인정한다는 조항은 약관법에 위배 된다며 무효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용면적은 소유자 전원이 공유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1층 가구에 전용 공원 소유를 인정한 공급계약서는 약관법 등 관계법령을 위반한 무효"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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