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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같은 흥분 느껴보세요"/6집 음반 발표 비주얼 록그룹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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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같은 흥분 느껴보세요"/6집 음반 발표 비주얼 록그룹 이브

입력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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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록이란 말은 '매혹적인'이라는 뜻의 'Glamorous'에서 비롯했다. 70년대 초 매너리즘에 빠져든 록 음악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돼 데이빗 보위, 이기 팝, 루리드 등으로 이어지며 비교적 단명했지만 우리나라에는 그 전통을 이어가는 그룹이 있다. 바로 이브. 화려한 외모를 중시하고 과장되고 짙은 분장, 번쩍이는 장식에 과격한 무대매너를 선보이는 것도 닮았다. 국내 최초의 비주얼 그룹으로 불리며 많은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록 그룹 이브가 6집을 발표했다.이번에는 보컬 김세헌(30)을 중심으로 '내 귀의 도청장치'의 정유화, '네미시스'의 하세빈, '실버스푼'의 김미호 등을 영입한 프로젝트 그룹 형식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기묘하기만 한 외모 이야기부터 꺼냈다. "화장하고 주렁주렁 액세서리 다는 건 음악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사운드만 있는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멀티미디어 시대잖아요."

음악은 어떨까. 언제나 그랬듯 웅장하고 강하다. 타이틀 곡 'Ghost School'은 제목만으로 학원문제를 소재로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두운 교실 속에 난 지금 홀로 서 있어… 차가운 정적 속에 난 숨이 막혀 괴로워 죄책감도 없겠지'라는 내용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왕따 당하며 '살아 있지만 살아 있지 않는 유령같은 이들'의 이야기다. 강렬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김세헌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록 음악을 하면서 고립되고 소외되는 느낌을 받아요. 화장한 채로 무대의상 입고 지나가면 다들 이상한 눈으로 보거든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음반 곳곳에 묻어나는 자유로움. 트랜스픽션의 해랑과 함께 부른 펑크 분위기의 'Love Patient', 브릿팝 스타일의 'Hotel', 아이리쉬풍의 'Today' 등 신선한 시도들이 넘실대고 있다. 음악적 자유를 얻은 덕이다. 김세헌은 6집을 자신이 세운 독립 레이블 '플래니트 이브'(Planet Eve)에서 발매했다. "기획사 의도대로 만든 노래 불러야 하는 게 아니니까 쫓기며 얼렁뚱땅 작업하는 일은 없죠."

1998년 '아스피린'이란 히트곡을 낸 그룹 Girl로 활동했을 때, 김세헌은 잘 생긴 외모를 내세워 방송활동에 치중할 것 같아 보였다. 당시 쇼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오락 프로그램에도 나오던 그였다. 하지만 이브 결성 후 '너 그럴 때면' 'I'll Be There' '시간에 기대어' 등을 히트시키면서도 그는 연예인보다는 클럽 무대를 지키는 가수로 남았다.

언더와 오버의 중간 쯤에 놓인 그의 위치에 대해서도 "4만 관중을 모아 놓고 공연할 수 있는 인디밴드가 꿈"이라고 말했다. 팀의 이름 이브(전야)처럼 "내 음악이 언제까지 소풍 전야, 크리스마스 전야처럼 두근두근하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브는 다음달 6, 7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6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1588―8324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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