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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지금 "다리의 향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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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지금 "다리의 향연중"

입력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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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또 다른 볼거리는 다리구경이다. 남해는 본섬과 창선도 등 2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배편로만 왕래가 가능했던 남해에 차량이 오가기 시작한 것은 1973년 국내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개통되면서부터.길이 660m, 높이 80m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는 개통당시 동양최대규모를 자랑하며 70∼80년대 남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1598년 왜군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최후의 전투가 벌어진 곳이 바로 대교아래 노량해협이다. 충무공의 유해는 인근 관음포에 안장됐다. 지금도 충렬사, 관음포이충무공전몰유허 등 충무공의 넋을 기리는 관광지가 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 서해대교와 영종대교, 광안대교 등이 건설되면서 남해대교의 명성도 잦아들었으나 올 4월 남해는 또 다시 다리의 고장으로 재탄생했다. 창선도와 삼천포항 사이 3개의 섬(늑도, 초양도, 모개도)을 잇는 다리 5개를 통칭하는, 길이 3.4㎞의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된 것이다. 창선에서부터 순서대로 엉개교, 단항대교, 늑도교, 초양교, 삼천포대교로 불린다. 앞의 2개는 남해군, 나머지 3개는 사천시에 속한다. 삼천포시는 95년 사천군과 합쳐 사천시로 편입돼 행정구역상으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다리 이름으로 계속 남게됐다.

다리마다 공법이 모두 달라 단번에 다리박물관으로 자리잡았다. 연일 다리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달 초부터는 이중 삼천포대교와 초양교가 조명을 밝혀 더욱 장관을 이룬다. 삼천포대교는 큰 기둥에 케이블을 늘어뜨린 사장교 형태이고, 초양교는 아치형 다리여서 더욱 색다르다. 남해쪽보다 사천쪽에서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최고의 뷰포인트는 지난 달 문을 연 삼천포해상관광호텔. 삼천포대교에서 바라다 보는 일몰은 동네이름을 따 실안낙조(實安落照)라고 하는데 사천8경에 속할 정도로 넋을 빼앗는다.

남해 본섬과 창선도를 잇는 창선대교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원래 80년에 개통된 창선교가 있었으나 92년 노후화로 붕괴되자 다시 지었다. 길이 483m, 폭 14.5m의 평범한 다리지만 이 곳에서 남해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어업도구인 원시어업죽방렴을 구경할 수 있어 적잖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죽방렴은 V자 모양의 대나무 정치망으로, 길이 10m 가량의 참나무 말목 300여개를 갯벌에 박아놓은 것이다.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아 고기들이 일단 대나무망에 걸려들면 빠져 나오지 못한다. 어민들은 썰물 때를 기다려 고기를 뜰채로 퍼담는다.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자연의 이치를 제대로 활용한 재기가 넘친다. 창선대교 인근에만 20여개의 죽방렴이 설치돼있다.

다리의 섬 남해는 2005년 또 한번 육지의 연결을 시도한다. 서쪽으로 30㎞ 가량 떨어진, 멀고도 가까운 여수를 잇는 연육교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해를 잇는 섬은 모두 8개로 더 이상 섬이 아닌 셈이다. 경상도 섬과 전라도 섬이 다리로 연결되는 상징적인 의미도 더해진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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