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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척결 앞서 억울한 희생 없어야"/부방위 反부패수기 최우수상 진종국씨 "뇌물수수 누명 2년여간 법적투쟁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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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척결 앞서 억울한 희생 없어야"/부방위 反부패수기 최우수상 진종국씨 "뇌물수수 누명 2년여간 법적투쟁 악몽"

입력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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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24일 부패방지위원회(위원장 이남주)가 실시한 '반부패 체험수기 공모'에서 '공무도하가(公務渡河歌)'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진종국(55·사진)씨는 "후련하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공무도하가'는 지방공무원인 진씨가 15년 전 억울하게 수뢰혐의로 구속돼 2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복직하기까지의 이야기다.

"저를 끝까지 믿어준 가족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경기 안양시청에서 주사로 근무하던 진씨는 난지도매립지가 쓰레기 반입을 거부하면서 용역업체들의 불법 쓰레기 투기가 문제가 됐던 1988년 11월 초 갑자기 들이닥친 수원지검 수사관들에게 연행됐다. 수사관들은 다짜고짜로 진씨에게 "5년간 시청 청소계에서 일하며 쓰레기 불법 투기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용역업체로부터 780만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라"고 윽박질렀다. 부인하는 진씨에게 날아든 것은 무자비한 발길질. 계속되는 폭행에도 끝내 혐의를 부인하는 진씨와 진씨의 부인에게 시청측은 "고생하지 말고 검사에게 혐의를 시인해라. 나오면 보상금도 주고 취직도 시켜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나 진씨는 끝까지 버틴 끝에 결국 이듬해 2월 보석결정을 받았고, 같은 해 6월 1심 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진씨는 이어 1990년 6월 고법에서도 다시 무죄판결을 얻어냈다.

무죄판결을 받은 후 복직은 됐지만 2년여의 공백 때문에 지난 7월의 사무관 진급에서도 탈락해 2년 후면 정년퇴직을 하게 되는 진씨는 "그날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연일 신문에 오르내리는 비리보도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진씨는 "하지만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도 중요하지만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일도 중요하다"며 "언론과 검찰이 조금 더 진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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