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제 복수 정답 인정으로 수험생이 입시에서 낙방하는 등 피해를 본다면 법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98, 99, 2000년 사법시험 1차에서 정답이 2개이거나 아예 정답이 없는 문제 때문에 불합격 처분된 지원자들에게 2차 응시 기회를 줬다.또 정신적 피해에 대해 국가가 각각 1,000만원씩을 배상토록 했다. 이 같은 판례는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과 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서도 나왔다.
그러나 법원이 '답은 ③번'이라고 판결한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은 사시처럼 합격·불합격을 가리는 시험이 아니어서 ③번을 선택한 수험생이 승소한다 해도 이미 치러진 각 대학의 입시결과에 소급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단,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금전적 배상은 받을 수 있다.
촉박한 입시일정 등을 감안, '재채점 중지 가처분(집행정지) 신청'을 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다. 하지만 법원이 시험 주최측이 2개 모두 정답이라고 받아들인 상황에서 피소를 당해 패소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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