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국내기업과 은행 등 금융회사를 독점적으로 인수, 고수익을 올리면서 국내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출자총액 규제 및 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등 우리나라에만 있는 각종 규제로 역차별을 당해 우량 기업 및 금융회사의 외국 자본 지배가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국경제연합회는 25일 '외국인투자 동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외국인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비중이 40%(133조원)를 넘고, 외국인 지분율이 국내 최대주주보다 높은 상장사도 국민은행,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주) 등 전체 상장사의 10%인 44개사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국내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하기위해서는 출자총액 규제, 금융회사 보유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특히 대기업정책의 근간을 형성해온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입 규제정책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산업자본의 금융업 영위에 따른 대주주와 고객의 이해상충 문제는 외환위기이후 강화한 금융감독 제도의 철저한 집행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가 재벌정책의 뼈대인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정책(방화벽)에 정면 도전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외국자본에 넘어가면서 심화하는 경영간섭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는 소비자 금융과 수수료 수익에 치중, 부실 기업(채권) 인수 등의 투자은행 업무에 익숙하지 못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은행 소유 제한 등의 규제로 금융산업에 참여하지 못해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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