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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데도 최고 되렵니다"/ CEO·문화계·학계 55명 "클럽55"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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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데도 최고 되렵니다"/ CEO·문화계·학계 55명 "클럽55" 창립

입력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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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놀아보자고 모였어요."조동성(서울대) 김정운(명지대) 교수, 문국현(유한킴벌리), 김효준(BMW코리아), 박희정(서울예술기획), 이현숙(국제갤러리) 대표이사, 조왕하(코오롱), 박영구(금호전기) 부회장 등 내로라하는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연극인 손 숙, 가수 김세환, 탤런트 장미희 박상원 등이 '제대로 한 번 놀아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

그래서 정식으로 클럽도 만들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창립대회를 가진 '여가문화CEO모임'(회장 조동성)이 그것이다. 문화산업 관련 CEO, 문화예술계, 학계 인사 등 55명이 참여했다고 해서 가칭 '클럽 55'이다.

모임 구상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몇몇 CEO들이 주5일제 근무와 관련해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 클럽의 한 회원은 이렇게 말한다. "주5일제로 여가시간은 늘어나는데, 여가를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무대책이니 그것도 문제 아닙니까. 단순히 쉬는 것으로 시간을 때울 게 아니라 재미도 느끼고 보람도 있는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모아진 것이죠."

특히 최근 한국여가문화학회의 설문조사 결과가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줬다. CEO들에게 자신의 주말 여가 활동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보라고 했더니 결과가 60점으로 나온 것. 시간이 없다는 이유도 컸지만 사실 놀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모른다는 답변이 많았다. 일에 쫓겨 자신의 인생을 모두 잃었다고 토로하는 CEO도 있었다.

"회사도 어려운데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놀겠다고 하면 주위에서 어떻게 보겠느냐고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었죠. 하지만 대부분은 'CEO가 잘 놀아야 직원들의 여가활동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회사도 나아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군요." 결국 이러한 공감대가 정식 모임 결성으로 이어졌다.

클럽55가 결성된 후 가장 먼저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클럽 활동을 통해 제일 먼저 해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본 것. 그 결과 재즈댄스와 스키가 꼽혔다. 그래서 회원들은 재즈댄스와 스키 배우기를 클럽55의 첫번째 과제로 정했다. 조동성 교수는 "여가는 단순히 놀고 쉬는 것이 아니라 재충전을 통해 21세기 경쟁력의 원천인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높이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앞으로는 양보다 질을 우선하고 미적인 감각을 중요하게여기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여가문화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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