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인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이 21∼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KAMEX는 개막일인 21일에 약 2만 명의 인파가 몰린 데 이어 주말인 22, 23일에는 직장인과 가족단위 관람객, 학생 등 7만여명의 참관객이 몰렸다. 이번 행사에는 아케이드 게임을 비롯해 PC·온라인, 콘솔, 모바일 게임 등 각 분야의 70개 업체가 총 350여개의 제품을 전시했다.게임포털 신작 발표 속빈 강정
이번 KAMEX의 특징은 NHN(한게임), 플레너스(넷마블), 네오위즈(피망닷컴) 등 대표적인 게임포털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 NHN은 그 동안 비공개적으로 개발해 온 대작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아크로드'의 동영상과 사운드트랙을 공개했다. 세밀하고 정교한 디테일과 수준 높은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동영상은 정통 유럽식 판타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게임 플레이 화면이 아니라 별도로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해 제작된 것이어서 정작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 하는 게이머들의 기대에는 미흡했다.
그라비티의 신작 '레퀴엠'도 공개됐지만 역시 게임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고, 부대행사인 가수 이효리의 팬사인회에만 관심이 집중됐다. 탤런트 임은경, 가수 이수영의 팬사인회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실제 게이머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플레너스가 깜짝 공개한 '은하영웅전설' 시리즈의 온라인 버전이었다. 다나카 요시키의 유명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전략게임은 국내에도 엄청난 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일본 보스텍에서 온라인게임용으로 개발 중으로, 플레너스가 수입할 계획이다.
게임포털과 달리 엔씨소프트, 넥슨, 웹젠, CCR 등 전통적인 온라인 게임사들은 모두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 중 한 업체 관계자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에 개최된 지난해와 달리 이번 행사가 조금 이른 시기에 개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상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은 이미 리니지와 마비노기 등 주요 작품을 공개했으며, CCR도 신작 'RF온라인'을 지난 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발표해 참가할 필요가 없었다.
아케이드 게임 등 볼거리 부족
KAMEX는 전통적으로 오락실에서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업체 위주의 전시회였으나, 이번에는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지독한 불황을 반영하듯 이렇다 할 신작 게임이 거의 없었다. F2시스템이 선보인 30석을 네트웍으로 연결해 즐길 수 있는 경마게임은 성인들에게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지만, 이 게임기는 이미 지난해 KAMEX에서 선보인 것이다.
KAMEX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참가 플랫폼을 다양화하기 위해 주최측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이미 여러 번 공개한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체감형 게임 '아이토이'와 X박스 라이브를 전시하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한국게임제작협회는 KAMEX를 '세계 4대 게임쇼'라 추켜올렸지만, 이번 행사는 KAMEX가 세계적 게임쇼가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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