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엄마 저 붉은 건물은 뭐야" "저게 러시아가 자랑하는 성바실리 성당이야. 러시아의 이반 대제가 16세기에 지은 건데, 너무 아름답지? 이반 대제는 이 건물을 지은 사람이 이 보다 더 아름다운 건물을 못 짓게 하려고,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고 해." "엄마, 그럼 저기 저쪽의 저 건물은? 많이 본 것 같은데."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인데, 디즈니랜드의 디즈니 성이 저걸 본 따서 만든거야. 꼭 동화책 속의 성 같지?"15일 개장한 부천의 '아인스월드'를 찾은 가족들은 '하루만의 세계일주'로 눈과 입이 마냥 즐겁다. 세계 유명 건축물 앞에서 아이는 연신 "저게 뭐야"를 외치고, 엄마는 "응, 저건"하며 즐거운 세계 여행 가이드가 됐다. '아인스(aiins)'는 우리말 '아이(ai)'에다 '가르치다'는 뜻의 'instruct'의 앞글자를 합성한 말. '아이들의 산교육장'이란 의미다.
소인국의 세계일주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영상문화단지 내에 위치한 아인스월드는 세계 문화유산과 유명 건축물의 미니어처를 전시한 테마파크. 1만8,000평 규모의 테마파크 내에는 피사의 사탑, 바티칸 성당, 콜로세움, 소피아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앙코르와트, 만리장성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34점을 포함해 25개국의 유명건축물 109점이 실물크기의 25분의 1로 축소, 재현돼 있다. 일본의 도부월드스퀘어, 네덜란드의 마두로담 등 세계적인 미니어처 파크와 비교해도 전시품목이나 정교함에서 손색이 없다.
웨스터민스터 사원과 버킹엄 궁전 등이 전시된 영국존에서부터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장면이 재현된 한국존에 이르기까지 대륙별·국가별로 12개 구역으로 나눠져 관람객을 맞는다. 앙증맞은 건축물 사이로 1.8㎞의 관람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소인국에 온 걸리버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눈길을 끄는 것은 9·11 테러로 사라져버린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 미니어처. 테러 이전에 제작돼 한 자리를 차지했는데, 색다른 느낌을 준다.
에듀 테마파크
프랑스의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러시아의 붉은광장과 성바실리성당 등 국가별로 대표적인 건축물이 집약돼 한 나라의 문화유산을 한 눈에 공부할 수 있는 '에듀 테마파크'로서도 기대를 모은다. 건축물 표면의 세밀한 조각품 하나하나와 세월의 빛바랜 흔적까지 정교하게 재현해 실감나는 현장 학습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인스월드의 설계와 미니어처 제작을 맡은 미국의 원더웍스사는 할리우드 영화의 특수효과를 제작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 전문 회사. 실제 건축물과 똑같이 제작하기 위해 설계도를 입수하고 현장실측을 거친데다 건물의 색깔과 표면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느라 건축물 하나에 무려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특히 야간에는 레이저 조명 등으로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인스월드는 개장 후 호평이 잇따르자 20일부터
관람시간을 평일은 3시간, 주말은 2시간 더 연장해 각각 밤 10시, 밤 11시까지 운영키로 했다.
실물감 자아내는 사진찍기
아인스월드의 또 다른 매력은 사진 찍기다. 각도와 거리만 잘 조정하면 실제 건축물 앞에서 찍은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에펠탑은 건물 4층 높이인 12.9m로 미니어처로는 꽤 크다. 앵글을 밑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깜쪽 같다.
부천시가 땅을 제공하고 건자재 및 완구제조업체인 (주)아인스가 5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공한 아인스월드에는 총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입장료는 내년 2월말까지 할인요금이 적용돼 어른 1만3,000원(정상가 1만5,000원),청소년 1만원(정상가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정상가 9,500원). 032-320-6000.
/부천=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