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은 전에 볼 수 없던 격변의 환경 속에 던져져 있다.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더 많은 현실에서, 사상 유례없는 생존 경쟁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지방 대학들은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력과 시설에 거액을 투자하고 최종 소비자인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교육에 관심을 돌리는 등 새로운 교육 환경에 맞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천안대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외형적 팽창주의는 배격하고 내실있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실용적인 외국어·정보화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해 작지만 옹골찬 대학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높은 취업률, 젊은 교수진
백석학원은 1976년 교육사업을 시작해 94년 충남 천안시 안서동에 천안대와 천안외국어대를 설립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총신예술학교도 백석학원 소속이다.
현재 천안대에는 8개 단과대 41개 전공, 천안외국어대에 20개 학과가 개설돼있다. 양 대학 교수의 평균 연령은 40세로 젊은 교수진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천안대의 졸업생 취업률은 전국 4년제 일반대학의 평균 취업률 56%보다 훨씬 높은 86.7%를 기록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대학종합평가 최우수 대학,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 '두뇌한국(BK)21' 지정대학 등으로 선정됐다.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55분 거리에 있으며 재학생의 85%가 서울 등 수도권 출신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학교까지 통학버스가 수시로 운행하고 있어 통학에 큰 불편은 없다.
실용 중심 정보화·국제화 교육
개교 10년 만에 중부권 명문사학으로 성장한 천안대는 대학의 백화점식 팽창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매출은 적어도 수익은 많은 내실 있는 중소기업처럼 특성 있는 대학으로 만들자는 뜻에서였다. 때문에 재학생 누구나 외국어와 컴퓨터를 능숙하게 해야 졸업할 수 있다. 3학년까지는 영어회화 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하며 컴퓨터는 1년간 필수다.
교내 모든 사무실과 연구실, 강의실, 회의실에 국내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케이블도 구축돼 있다.
지하2층, 지상12층 규모의 본부동에는 위성방송 시스템과 정보화 실습실 등 첨단 시설은 물론 화상회의 기능과 6개 국어 동시통역 지원 시설이 갖춰진 국제회의장도 있다.
주민과 함께 하는 캠퍼스
교내 최신 시설과 문화공간이 활짝 개방돼 주민들은 번거로움이나 불편함 없이 이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도서관인 백석학술정보관은 모든 최첨단 시설과 교양·학술정보자료를 지역주민에게 완전 개방하고 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는 책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50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은 지역 사회의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위해 지원된다. 대강당 2,000석, 소강당 1,000석 규모의 백석홀도 연극과 음악회 등 각종 공연 공간으로 제공된다.
유관순 열사가 천안에서 배출돼 그에 대한 연구 역시 천안대가 앞장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설립한 '유관순 연구소'는 그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관순 열사에 관한 자료를 모아 정리하고 학술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는 것은 물론 관련 서적을 발행하고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혀내는 등 열사의 뜻을 기리는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수험생 지원 가이드
천안대 지원 원서는 인터넷과 방문접수로 받는다. 인터넷 접수일은 12월9일부터 14일까지, 방문접수 일은 12월11일부터 15일까지이다. '가'군 어문학부 사회복지학부 경상학부 정보통신학부 사범학부 음악학부 디자인영상학부 특수체육교육학부에서는 1,011명을, '나'군 기독교학부 법정학부 자유선택학부 야간학부에서는 957명을 각각 선발한다. 이 가운데 디자인영상학부와 특수체육교육학부는 이번 정시 입시에서 신설됐다. (041)550―9125∼7
● 장종현 총장
"대학 교육은 지식도 가르쳐야 하지만 인간을 만들고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천안대 장종현(55·사진) 총장은 '든 사람' '난 사람'보다 '된 사람'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옹호론자이다.
장 총장은 학교법인 백석학원을 설립한 뒤 27년간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인성교육을 해왔다. 틈만 나면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하지 말고, 항상 이웃을 생각하도록 일러줄 것"을 교수들에게 주문한다.
천안대가 개교 이후 교육 방침을 '가슴에는 세계로 웅비하는 꿈을 품고 항상 기도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사람'으로 정한 것도 그가 이런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급변하는 현 사회는 각 분야에서 창조적인 역할을 담당할 새로운 지도자를 요구한다"며 "고정관념으로는 미래를 선도할 수 없는 만큼 긍정적인 사고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만이 창조적인 내일을 그려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장 총장은 학생, 교수, 시설 등 대학의 모든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년 전 총장 취임 이후 새로 지은 매머드급 공연장 백석홀과 디지털 도서관인 백석학술정보관을 지역주민에게 완전 개방한 것도 그 중에 하나다.
국내 최초로 '유관순 연구소'를 설립, 유관순 열사에 관한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서적을 간행해 '지역 주민의 관심사를 대학이 담당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총장은 "'천안 에듀토피아 2010'의 청사진을 토대로 인성교육, 세계화·정보화, 전문인력 양성, 지역사회 통합 교육체계 구축 등을 천안대의 향후 특성화 방향으로 정했다"며 "봉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대학의 자원을 지역사회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준호기자
천안대는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학과, 동아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봉사활동도 그렇지만 교직원들이 펴는 봉사활동 역시 활발하다.
지난해 태풍 루사가 지나간 뒤에는 천안대, 천안외국어대 재학생과 교직원 등 9,500여명이 봉사활동을 했다. 금년에도 태풍 매미가 휩쓸자 재학생, 교직원 등 4,600여명이 이재민을 도우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에 앞서 올 1학기 축제기간에는 재학생 1,000여명이 사랑의 헌혈을 했다. 10월에도 1,100여명이 헌혈했다.
이 같은 봉사활동은 모두 백석사회봉사원의 기획으로 이뤄졌다. 백석봉사원은 천안대, 천안외국어대의 대외 봉사를 총괄하는 봉사전문기관.
백석봉사원은 10월 천안시내의 모든 읍·면·동사무소와 자매결연을 했다. 이는 행정기관이 펼치는 저소득층 구호사업에서 혹시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천안대, 천안외국어대가 보완하기 위해서다.
백석봉사원이 관심을 갖는 대상은 보육원생에서부터 노인까지 연령층이 광범위하다. 실직자에게 컴퓨터 사용법도 가르쳐주고 거동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에게는 집으로 책을 배달해준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외국인 근로자의 빠른 적응을 돕고 그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겪을지도 모를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안학교가 특히 인기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매주 토요일 대안학교에서 컴퓨터, 한글, 한국전통문화를 배운다. 한번 교육에 참가한 근로자는 대부분 중도 포기 없이 끝까지 마친다. 그만큼 내용이 알차다. 그 때문인지 대안학교에는 항상 대기자가 밀려있다.
천안대의 봉사활동은 섬김과 봉사, 자기 희생을 실천하는 건학 이념에 따른 것이다. 재학 중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가 몸에 밴 학생들은 취업 후에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아 회사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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