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또 하나 있다. 섬과 바다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명산, 금산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내 유일한 산악공원이다. 해발 681m에 불과하지만 볼거리가 많다. 정상인 망대에서 상사암, 대장봉, 쌍홍문에 이르기까지 38경이 있다. 겨울에도 춥지 않고 눈이 거의 오지 않아 겨울산행에도 좋다.산 8부 능선까지 차량이 올라갈 수 있어 정상까지 20분만 걸으면 된다. 하지만 금산의 진가를 제대로 맛보려면 상주해수욕장 인근 상주면 매표소에서 시작되는 코스가 좋다. 등산 도중 뒤를 돌아다 보면 먼 발치로 보이는 상주해수욕장과 운해에 가린 섬들의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까지 1시간20분, 왕복 3시간이면 충분하다. 쉽게 가는 방법도 있다. 이동면 북곡저수지 매표소에서 보리암행 셔틀버스가 보리암앞 제2주차장까지 운행한다. 여기서 보리암까지는 800m. 약간 오르막길이지만 그다지 힘들지 않다. 15분이면 충분하다. 산아래로 기암괴석이 널려있다. 사람얼굴을 한 것도, 원숭이 모습을 한 것도 같다. 돌로 된 캔버스위에 생각의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 생각하는 대로 형상이 만들어진다.
보리암은 국내 3대 기도도량(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보문사)의 하나로 알려져있다. 초승달모양의 상주해수욕장이 발아래로 굽어보이고 옆으로는 사자를 닮은 상사암이 우뚝 버티고 있다. 해수관음상의 미소가 온화하다. 원효대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보리암전 삼층석탑은 과학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으로 유명하다. 탑위에 나침반을 놓으면 북쪽을 가리켜야 할 바늘이 제 멋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보리암까지 왔다면 정상까지는 어렵지 않다. 20분이면 된다. 남해 앞바다와 어우러지는 보리암의 정경이 더욱 신비롭다.
금산 등산의 최고봉은 아침 해뜨기 전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 흩뿌려진 듯한 섬을 헤집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생애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금산사에서 5분 거리인 좌선대 옆 금산산장(055-862-6060)에서 숙박한 뒤 일출을 보는 방법도 괜찮다.
/한창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