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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측근비리 특검거부/崔대표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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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측근비리 특검거부/崔대표 배수진

입력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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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5일 국회 등원 거부와 사직서 일괄 제출, 최병렬 대표의 단식 투쟁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전면 투쟁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여러분이 준 사직서를 안고 단식 투쟁에 들어가 온 국민에게 노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몸으로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국회 농성 대신 최 대표의 단식투쟁을 첫 투쟁 카드로 뽑은 것은 사뭇 상징적이다. 최 대표는 '특검이 좌초될 경우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희망이 없다'는 상황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총선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최 대표로서는 기필코 특검을 가져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건곤일척의 상징성을 최 대표는 단식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 투쟁은 한나라당의 승부수인 동시에 최 대표의 승부수"라는 말이 나온다.

최 대표의 단식투쟁과 함께 한나라당은 수위를 단계별로 올리며 노 대통령을 상대로 한 버티기에 들어갈 계획이다. 원내 과반수당인 한나라당의 등원거부로 이날 오후부터 국회는 마비됐다. 한 당직자는 "당분간 욕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참으면 결국 노 대통령이 손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내심 이 정도 선에서 투쟁을 마감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는 것 같다. 또한 28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민주당 새 지도부와의 물밑 협상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최 대표는 한 단계 높은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 이날 받아놓은 의원 사직서 제출이 그것이다. 하지만 측근들조차 "이것만은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총사퇴하면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국회는 기능을 못하고 종료되는 것"이라는 최 대표의 말처럼 이는 곧 '국회 해산'과 맞먹는 결과를 가져온다. 엄청난 파문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날 소속 의원들이 자진해 내놓은 사직서까지 최 대표가 받아 쥐면서 이미 다음 승부수를 던질 준비까지 마쳤다.

이 같은 최 대표의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느냐는 여론의 뭇매를 견뎌내야 할 한나라당의 맷집이 어느 정도냐에 달렸다. 의원들이 얼마나 버텨낼지도 중요한 변수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의원들로서는 여론을 거스르며 대여투쟁에 마냥 끌려 다니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장외투쟁은 한나라당의 체질이 아니다"는 회의론이 벌써 나온다. 노 대통령을 상대로 한 최 대표의 '투쟁'이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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