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내년도 대입 수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한 사태는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대학입시와 관련된 국가시험 역사상 초유의 정답 추가사태가 믿어지지 않는다. 성적이 통지되기 전에 결정이 내려져 그나마 혼란을 덜게 된 것이 다행이지만, 다른 과목에도 복수정답 시비가 있는 문제가 몇 문항 있어 파동이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이번에 문제가 된 문항은 배점이 2점짜리고, 추가된 정답을 선택한 수험생이 70%나 돼 수험생 전체의 평균 득점이 1.4점 정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종전의 예상점수를 기준으로 한 지원대학 지망학과 선택에 큰 혼란이 일게 되었다. 정답 추가로 2점을 손해 본 수험생들의 상실감도 클 것이다. 출제에 좀더 신중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혼란이 아니었던가.
우선 그 많은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당국은 출제의 정확성과 보편성, 그리고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고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수백명을 1개월동안 합숙까지 시켰다. 각 과목별 전문가 집단이 출제하고, 경험이 풍부한 현장교사들이 되풀이 검토해 완벽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문제에 이런 오류가 생겼다. 출제자와 검토자, 그리고 관리 책임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복수정답 시비가 가려지지 않은 문항이 더 있다는 사실이 남은 걱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문제가 된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다른 과목 3개 문항은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지만, 쉽사리 파동이 진정될지 의문이다. 그 문제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수험생들의 소송 등 집단행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상이 없다는 것을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 복수정답 시비를 하루 속히 잠재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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