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오답시비가 제기된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점짜리인 이 문제에 대한 복수정답 인정으로 전체 수험생 중 5번을 고른 44만여명(70%)의 수험생들이 혜택을 받게돼 수험생 전체 평균 총점이 1.4점 정도 오를 전망이다. ★관련기사 A3·19면하지만 63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 답안의 재채점과 성적 재처리가 불가피해졌으며 오답시비가 일고 있는 다른 영역의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수정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학력고사와 수능이 도입된 이래 채점 후 복수정답인정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어 수능에 대한 신뢰도가 치명타를 입었고, 평가원과 감독기관인 교육인적자원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종승(李鍾昇) 평가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관련학회의 의견 조회와 수능 자문위원회 자문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원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평가원장은 그러나 "그동안 정답에 대한 이의가 제기됐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 다른 문제 3∼4개에 대해 출제진의 면밀한 검토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정답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평가원장은 앞으로 대입일정에 대해 "언어영역만 채점을 다시 하기 때문에 수능 채점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당초 예정대로 12월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내년부터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등과 마찬가지로 시험 후에 일정한 기간동안 이의신청을 받아 전문가의 심사과정을 거친 뒤 정답을 최종 확정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번 사태가 원만히 마무리 되면 책임있는 행동을 하겠다"고 밝혀 사퇴의사를 내비쳤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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