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낸 그루지야 '벨벳 혁명'의 주역은 두 명의 30대 정치가였다.이번 혁명을 진두지휘한 미하일 사카쉬빌리(35) 국민행동당 당수는 정열적인 길거리 대중 연설과 외국 언론과의 유창한 영어 인터뷰 등으로 누구보다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정치가이다. 미국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뉴욕의 로펌에서 일했던 그는 2000년 귀국해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됐다. 하지만 그는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전폭적인 후원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부정부패를 꼬집는 데 앞장섰으며, 급기야 2002년 법무장관직을 사임하고 국민행동당을 창당했다. 또 트빌리시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주민들의 주택 수리를 직접 도우며 대중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번 총선 출구조사는 그가 이끄는 국민행동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왔었다.
그는 셰바르드나제가 사임의사를 밝히자, "나는 이 혼란을 빨리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차기 대권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이런 그에 대해 대중에 영합하는 선전선동가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 사임 후 임시 대통령을 맡은 니노 부르자나제(39) 민주당 당수는 온건한 여성 정치가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그가 임시 대통령이 된 것은 기존 정치세력과 개혁세력 등에 폭 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변호사였던 그는 셰바르드나제의 측근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1995년 여당 시민연합에서 정치를 시작해 2001년 말 국회의장에 발탁됐다. 그러나 지난 5월 셰바르드나제가 입법 지연을 이유로 의회를 비판하자 반대세력으로 돌아섰고, 지난 총선 직전 여당인 시민연합을 탈당해 민주당을 창당했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 "아직 모른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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