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증시가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LG카드와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에 극적으로 합의, LG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24일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맥을 추지 못했다. 카드주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종합주가지수의 폭락은 지난 주말 위기 해결 가능성으로 사흘만에 상승세로 반전하며 진정되는 듯 했으나 이날 시장에 투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750대로 추락했다. 삼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은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냉각시켰다.은행주는 7일째 내림세
카드주와 LG그룹 관련주를 필두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 전체가 폭락했다. LG카드와 외환카드는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 7거래일 만에 각각 1만3,100원과 6,800원에서 7,570원과 3,380원으로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LG그룹 관련주들은 '설상가상'. 비자금 수사에 이어 LG카드 문제까지 겹쳐 계열사 주가가 출렁댔다. 지주 회사인 LG가 6.77% 급락한 것을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홈쇼핑 등의 주가가 2∼5%의 하락세를 보였다.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은행과 카드채를 보유한 증권·보험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은행주는 7일째 약세를 이어가며 업종지수가 13%가량 추락했다. 증권주와 보험주는 이날 하루 타격이 더 심했다. 증권주는 LG투자증권이 13.71% 떨어지는 등 업종지수가 7.15% 급락했고, 보험주 역시 6.15% 하락했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는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주문이 끝없이 쏟아졌다.
시장 전망도 불투명
증시의 급락은 비자금수사와 테러위협으로 위축된 시장에 LG카드 문제가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지만, 시장 전망과 매수 타이밍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으론 LG카드에 대한 자금 지원은 미봉책으로 불안감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다.
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위원은 "LG카드의 총부채가 24조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2조원의 신규지원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직도 대환론으로 인한 5∼6조원의 부실채권 해소 문제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동원증권은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고, 세종증권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금융주가 시장심리로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저가 매수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진환 연구위원은 "SK글로벌 사태 때 은행주가 급락한 뒤 반등한 경험이 있다"며 "내년에 은행들의 실적 개선을 감안하면 주가가 무릎수준에 다다랐다고 판단될 때 매수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와 CSFB도 은행주의 저가 매수를 권하는 보고서를 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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