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재선 실세 그룹과 소장파간에 한판 불꽃이 튀길 조짐이다. 마찰음을 넘어선 파열음이 들려온다.비대위원 원희룡 의원은 22일 비대위원장인 이재오 사무총장으로부터 "더 이상 회의에 나올 필요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원 의원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근거도 없는 폭로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 지금 1980년대식 재야 투쟁하는 것이냐"며 비대위가 주도한 국회 예결위 폭로 공세를 힐난한 게 이유였다.
이에 이 총장은 격노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새벽부터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격려는 못해줄 망정…"이라며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남경필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물갈이엔 소장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강력 경고했다고 한다.
소장파 대표격인 오세훈 남경필 원희룡 의원을 겨냥, "지역구에 경쟁자를 갖다 붙여 공천 단계에서 떨어뜨리겠다"는 홍준표 의원의 반농담도 이런 상황이 되자 거의 진담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는 소장파를 겨냥한 "몸은 사리고 입만 살아 있는 X들"이란 거친 험담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나 소장파는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소장파와 재선그룹 간 갈등이 이전에도 없던 것은 아니다.'60세 물갈이론'등 당 현안을 두고 양측은 사사건건 이견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협화음 수준이었다. 그러다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재선 강경파 그룹이 실세로 부상했고, 소장파는 당권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이제 양측의 대립은 해묵은 감정의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세 대결 양상까지 띤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세력간 충돌은 불가피하고 지금은 그 전초전"이란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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