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려 청자를 가득 실은 채 전북 군산 앞바다의 십이동파도 인근 해저에서 발견된 고려 선박에 대한 추가조사(10월21일∼11월19일) 결과 이 선박의 구조를 추정할 수 있는 바닥 판, 만곡종통재(彎曲縱通材·배 바닥과 좌우 외벽을 연결하는 '꼢' 자 꼴로 굽은 외판), 장삭(바닥 판 연결용 긴 나무 못), 가룡(加龍·배의 좌우 벽체 사이에 가로지르는 버팀목) 등 선체 일부가 확인됐다. 이창억 울산과학대 교수는 이 선박이 "길이 7m, 폭 2.5m에 만곡종통재가 2단으로 짜맞춰진 구조이며, 사용된 목재는 소나무"라고 설명했다.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윤방언)은 24일 이번 조사에서 선박 판재 외에 접시·대접·사발·병 등 생활용기로 쓰던 청자, 수저나 붓을 걸쳐놓던 청자 받침대, 청동 숟가락, 철제 솥 등 유물 5,266점을 인양했다고 발표했다. 9월 말 첫 발견자인 어부가 신고한 것과 당시 긴급탐사에서 수습한 것까지 합치면 유물은 6,500여 점(파편 포함)에 이른다.
특히 뚜껑을 갖춘 온전한 형태의 합(盒·주발)과 소호(少壺·작은 항아리), 주둥이가 넓고 각진 광구병(廣口甁)이 처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 청자를 감정한 윤용이 명지대 교수는 "합의 뚜껑은 후대로 가면 사라지며, 광구병의 넓고 각진 주둥이도 나팔 모양의 곡선으로 변모한다"며 "양식으로 보아 전남 해남의 진산리 또는 신덕리 가마에서 만든 11세기 말∼12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남 산 고려청자는 왕실 진상용 1급 청자를 굽던 전남 강진 산보다는 품질이 떨어졌으며 귀족들이나 관리들이 주로 썼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이번 조사로 일단 유물 발굴을 마치고, 내년 봄 선체를 인양해 보전 처리한 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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