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계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어섰지만, 학원비 등 사교육비와 영유아 보육료 부담이 급격히 늘어 가계 살림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금과 각종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성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가계 흑자가 2분기 연속 감소했다.통계청이 24일 발표한 '3·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2분기보다 5.4% 늘어난 301만9,000원으로 사상처음 30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자·임대 소득 감소로 재산소득(4만1,000원)이 25.5% 감소했지만, 가구주의 근로소득(213만원)이 8.1%, 배우자 근로소득(32만2,000원)이 18.8%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금과 사회보험료, 보육료, 사교육비 등 경직성 지출이 급격이 늘어나 가계의 주름살은 더 깊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세금(9만8,0000원)이 2분기보다 11.1% 증가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납부액(8만3,000원)이 13.2%, 의료·고용 보험료 등 사회보험료(5만5,000원)가 24.9% 급증했다. 이들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등에다 차입금 이자 등을 합친 비소비성지출은 36만3,000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결과 전체 가계소득에서 이 같은 비소비성지출을 제한 가처분소득은 265만6,000원으로 2분기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고,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흑자는 70만7,000원으로 2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특히 통계상 소비성 지출로 잡히지만, 사실상 경직성 지출인 자녀 학원비·과외비 등 보충교육비 지출(12만5,000원)이 38.3%, 보육료 지출(2만5,000원)이 54.6%가 늘어났다.
한편 가장 잘사는 20%의 소득(574만7,000원)과 가장 못사는 20%의 소득(111만4,000원)간 격차는 5.16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5.12배)보다 더 커져 소득불평등도가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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