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덱스는 역대 어느 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치러졌다.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 투자가 줄어들면서 내보일만한 성과물이 별로 없었던 데다, 기업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내년 1월 같은 자리에서 열리는 2004 동계가전쇼(CES) 등으로 몰렸기 때문일 것이다.
참가업체 수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500여개로 줄어들었다. 경기가 최고조였던 2000년에는 2,300개 업체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인텔과 소니, IBM,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관람객도 크게 줄어 예전에는 전시장 앞의 교통체증이 극심했지만 올해는 5분도 안돼 주차장에 들어갔다는 말이 오갔다.
이러한 여파로 행사장이 위치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중심가 호텔 방값은 최저 3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과거에는 호텔들이 컴덱스 기간 동안 100∼200%의 특별 요금을 받았던 것을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컴덱스 행사에 참가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대형 IT업체들이 CES쪽으로 기울고 있는 반면 전문업체들은 각종 전문 전시회로 옮겨가고 있어 컴덱스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라스베이거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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