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태고종 종정 덕암(德庵) 스님이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사간동 법륜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90세, 법납 73세.스님은 평생 청정수행하면서 대중 교화와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승단의 화합만이 불법 중흥의 길임을 강조하고 이를 몸소 실천한 보살승이었다. 191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스님은 1930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벽산 스님을 은사로, 운암 스님을 계사로 득도, 출가했다. 바로 유학길에 올라 도쿄(東京) 대성중학을 마친 뒤 1935년에 귀국, 철원 심원사 불교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수료하고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에서 참선수행하고, 금강산 유점사에서 대교사 법계를 받는 등 선과 교를 섭렵했다.
대처(帶妻) 종단의 장자(長子) 격인 태고종이 종단 분규로 조계종과 분리되기 전까지 동국학원 감사, 조계종 재무국장, 교무부장, 총무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조계종과 갈라진 뒤 태고종을 창립, 총무원장과 종무총장, 종승위원장, 교육원장, 법륜사 조실,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불교교류협의회 회장, 한국불교포교사협회장, 불교통신대학장 등을 맡기도 했다. 86∼93년 제13세 태고종 종정을 지낸 데 이어 98년 제16세 종정에 재추대돼 현재까지 법륜사에서 주석해 왔다. 저서로는 '불교신앙의 바른 길' '화엄경강의' '태고보우국사 전서' 등이 있다. 스님은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앉은 채로 열반에 들었다. 분향소는 서울 신촌 봉원사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6일 오전 10시 봉원사, 다비식은 같은 날 오후 전남 순천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봉행된다. (02)382―7361, (02)392-3007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임종게(臨終偈)
환화로 변해서 오는 것은 공신이니 어떤 물건인고/나고 죽는 만생이 본래의 생김새이니/만약 사람이 나한테 그 도리를 묻는다면/무량겁을 다함이 없도록 천지간에 있는 도리다/ 내가 법계를 관하니 본성품이 없더라/나고 죽는 것을 열반이라 하나 또한 상이 없다/만약 사람이 나한테 가고 오는 곳을 묻는다면/붉은 해가 극락세계를 비추며 구름이 모여 흩어지는 것과 같다(幻化空身是何物, 廻廻萬生本來位, 若人問我此道理, 盡無量劫天地前, 吾觀法界本無性, 生死涅槃亦無相, 若人問我去來處, 雲散紅日照西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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