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세계골프대전'으로 치러진 프레지던츠컵대회에서 막판 2연승을 올리며 월드스타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23일(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리조트골프장 더링크스코스(파73·7,48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진검승부로 펼쳐진 최경주와 저스틴 레너드(미국)의 싱글 매치플레이.
이날 경기에서 최경주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1997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6위의 레너드에 한 홀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은 채 2홀을 남겨둔 상태에서 4홀차로 이기는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는 미국팀의 2연패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국제연합팀에 가장 먼저 내려진 단비 같은 승전보였다.
최경주는 전날 포볼 경기(한 조의 두 선수 중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에 반영)에서도 애덤 스콧(호주)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면서 케니 페리, 제리 켈리 조를 상대로 4홀 남기고 5홀 차로 완파하며 국제연합팀의 전승(6승) 무드에 불을 붙였다.
주장인 개리 플레이어의 선발선수 추천으로 참가한 최경주는 첫날 포섬(볼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에 이어 이틀째 포볼, 포섬 경기에서 3연패를 당할 때만해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특유의 뚝심과 절정의 기량을 앞세워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프레지던츠컵대회 첫 출전에서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한국골프의 개척자' 최경주의 승리는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스콧 등의 잇딴 패배 등으로 전열이 크게 흐트러지던 국제연합팀의 분발을 촉구하는 재진군의 나팔소리였다.
최경주의 선전에 고무된 국제연합팀은 피터 로나드(호주)가 프레드 펑크를 거세게 몰아붙여 3홀 남기고 5홀차로 승리한 것을 비롯해 레티브 구센(남아공)도 12번홀에서 재역전에 성공, 1홀을 남기고 2홀차의 신승을 일궈냈다. 또 비제이 싱(피지)도 데이비드 톰스를 4홀을 남긴 상태에서 3홀차로 완파했다.
그러나 전날 압승을 거두며 12승1무9패로 승기를 잡았던 국제연합팀은 미국팀의 거센 추격에 24일 오전0시40분현재 12경기 중 7경기를 내주며 16승1무16패로 미국팀과 동률을 허용했다.
결국 국제연합팀과 미국팀의 숨막히는 접전은 마지막 조로 출격한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데이비스 러브 3세의 대결 결과에 따라 승패가 결정나게 됐다. 앨런비는 16번홀까지 러브 3세에 1홀을 뒤지는 등 막다른 궁지에 몰려 있다.
한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의 도전을 4홀차로 따돌리고 둘째날 포볼매치에서의 완패를 설욕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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