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선 안착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주식시장이 또 한번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 상승 추세의 생명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종합주가지수는 새로운 난관이 시작되었음을 감지하게 하는 징후가 되고 있다.올들어 국내 증시는 증시 환경의 변동성 출현으로 이번을 포함하여 모두 세차례의 시련기를 맞이했으며 이전 두 차례(제1시련기: 2월24일∼3월17일 및 제2시련기: 9월17일∼9월29일)의 경우, 직전 고점 대비(종가기준) 각각 16.4%, 9.2%의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 역시 불리한 대내외적인 증시 환경 요인을 수반하는 가운데 20일 선의 이탈을 동반하고 있고, 11월13일 고점(813.11)대비 현재까지 5.09%의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사실상 본격적인 시련기에 진입하였다고 판단해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제3시련기(11월13일 이후∼현재)로 해석되는 금번 조정장의 이면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주가 조정의 표면적 배경으로 이라크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부활과 카드채 문제 재발, 그리고 미국 뮤추얼펀드 스캔들에 이은 국내 비자금관련 스캔들 등 장외 요인들이 가장 큰 악재로 거론되고 있는 점에서 제1시련기와 유사성을 띠고 있다.
수급적 요인으로는 국내기관 주도의 매수차익 청산 집중과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패턴 유지, 그리고 일반인의 저가 매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제2시련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런 요인만을 감안해 볼 때, 금번 시련기 조정은 표면적 배경이 증시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던 매수차익잔고가 최근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 단기적 성격이 될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번 조정장은 글로벌 증시의 성격이 리플레이션(Reflation:금융완화 및 통화팽창)국면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Recovery)으로 이동하는 과도기 단계와 맞물려 있고, 글로벌 유동성 공급의 둔화와 더불어 미 증시의 조정과도 동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전과 근본적으로 차이를 두고 있다.
표면적인 증시 조정 요인이 근본적으로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과거 불안 요인의 일시적 부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로 인한 주가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시 부각된 장외 요인들이 예측을 불허한다는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을 뿐아니라 투자가들의 지속적인 심리적 동요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이들 장외 요인들이 완화되거나 해결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을 확인한 이후 장세 대응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이번 시련기가 글로벌 리플레이션 국면에서 경기 회복으로 이동하는 과도기라는 장세 성격과 동행적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고 장세 성격의 전환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주가의 중간 반락과정이 수반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진통의 추가적인 기간 연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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